일반적으로 암 진단 후 첫 번째 항암치료는 기존 환자들의 치료성적 및 건강보험 적용 여부 등을 고려하여 세포독성 항암제 위주의 약물조합으로 시작하게 된다.
이 세포독성 항암제들은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모두 적군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가장 빨리 생기고 빨리 소멸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호중구를 일차적인 공격대상으로 한다.
우리 몸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키려고 골수에서 호중구를 부지런하게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세포독성 항암제 입장에서 보자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빠르게 분열하고 있으니 호중구를 공격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호중구는 항암치료 1주일 후부터 서서히 감소하여 2주일쯤에 최하 수치를 나타낸다. 이렇게 호중구가 감소하는 것은 몸을 지키던 군사 세포가 부족해진다는 뜻이니 감염이 되기 쉬운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감염이 되면 열이 나게 되고(이것을 호중구 감소성 발열이라고 한다), 이에 따른 광범위 항생제 치료는 항암치료로 힘든 환자를 또 다시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환자분들께 호중구 감소증에 대해 설명드리면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고 문의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약물 작용 기전으로 인해 누구에게나 발생하는 부작용이므로 '천하장사라도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라고 말씀드린다.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열이 나는 것은 아니며, 암의 종류에 따라 호중구 생성 촉진 주사를 맞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나 호중구 생성 촉진 주사를 맞는 경우에는 아무 일 없이 자연스럽게 회복하는 경우도 많다.
호중구가 감소되었는지 여부는 시기에 따른 예상은 할 수 있지만 피를 뽑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따라서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분들은 감염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개인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만 한다.
그러면 환자 자신이 감염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일까? 바로 '손씻기' 인데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서도 확인되었듯이 감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 것이 '손'이기 때문이다. 수시로 손씻기를 생활화함으로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면, 손씻기는 감염된 이후의 어떠한 치료약보다 명약이 아닐까?
그리고 호중구 감소증 여부를 알 수 없는 시기에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타인으로부터의 감염에 대해 방어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다. 이러한 감염 예방에 대한 교육은 코로나 19 유행 이전부터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분들에게 필수적으로 시행하였으나 환자분 개개인이 느끼고 생활화하는 데는 개인차가 컸었다. 이번에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던 병균의 실체를 절실하게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영남대병원 종양전문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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