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통합당은 뇌가 없어…공화·실용으로 가야"

통합당 토론회서 “홍준표, 집 앞에서 이렇게 싸우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오전 미래통합당 유의동·오신환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오전 미래통합당 유의동·오신환 의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적 진보논객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5일 "까놓고 말해 미래통합당은 뇌가 없다. 브레인이 없다"고 독설과 쓴소리를 퍼부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인터넷으로 대통령이 됐고, 더불어민주당은 빅데이터나 정보로 선거하는 데 총선 때 태극기에만 매달렸고,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아냥이다.

통합당 유의동·오신환 의원이 주최한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자리에서다.

진 전 교는 총선 참패에 대해 "코로나19 없어도 이 당은 질 수밖에 없었다. 운동장은 이미 기울어졌는데 보수주의자들이 몰랐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패인으로는 "첫째는 탄핵의 강을 못 건넌 것이다. 투항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탄핵은 보수층 대다수가 참여해서 가능했지만 결국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돌아와 보수층도 되돌아버렸다는 비판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고령화'를 들고 "당에 태극기와 보수 유튜버만 달랑 남았다"고 꼬집었다.

막말 논란과 관련해선 "사회가 민감해졌는데, (통합당은) 그게 왜 잘못됐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현안 대응과 관련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코로나는 국가적 재난사태인데 당리당략을 넘어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의기억연대 사건에 대해선 "이용수 할머니가 얘기하는 건 제가 볼 땐 되게 옳은데, 이런 옳은 것들을 대변해야지 회계가 어쩌고저쩌고하는 걸 내버려두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전 대표에 대해선 '탄핵정권 패전투수'로 "리더십이 없었다"고 깎아내렸고, 비공개로 전환한 토론회에선 홍준표 전 대표를 향해 "당의 대선 후보까지 지낸 분이 집 앞에서 이렇게 싸우느냐"고 혹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저들(여권)이 무너뜨린 것은 공정이다. 공적 이익을 자꾸 사적으로 만들며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있다. 조국이 잘렸지만, 정의기억연대로 이 프레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공화주의를 통합당의 활로로 제시했다. 아울러 보수와 진보의 정책적 차이가 크지 않음을 강조하면서 실용 정책의 선점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론 "권력을 30·40, 20대로 넘겨줄 생각을 해야 한다"며 세대교체 필요성을 역설했고, 싱크탱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