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범행 부인하던 '갓갓', 결정적 증거 한 방에 무너졌다

경찰, 2018년 대구 오프라인 성범죄 계기 작년 3월 수사 착수, 증거물 종류는 "수사기밀"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인 '갓갓' 문형욱이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착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이 당초 증거를 인멸했다는 생각에 범행을 부인하다가 경찰이 내민 결정적 증거를 보고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15일 "문형욱은 증거를 대부분 인멸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했다"며 "우리가 압수한 증거물을 보더니 결국 '더는 버틸 자신이 없다'며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작년 3월 성범죄 사건 내사에 착수해 피의자를 장기간 추적한 끝에 문형욱을 '갓갓'으로 특정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 9일 문형욱을 정식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문형욱에게 제시한 증거물에 대해 "수사 기밀이다. 재판과도 연결돼 있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 수사는 텔레그램 등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성범죄에서 시작됐다. 성폭행 피의자가 "누군가 (텔레그램에서) 범행을 시켰다"고 진술해 추적한 결과 지시자가 '갓갓'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해당 사건은 2018년 12월 20대 후반 남성이 대구에서 여고생을 성폭행한 것으로, 이 남성에게 범행을 지시한 자가 바로 문형욱으로 확인됐다. 성폭행 피의자는 이미 검거돼 재판받고 있다.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n번방' 피해자는 모두 10명이다. 문형욱은 이보다 훨씬 많은 50여 명이라고 진술해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신고에 나서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뽑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경찰은 누리꾼이 문형욱 등 성범죄 가해자들 신상을 털고 정보를 공개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비록 그 대상이 피의자이더라도 개인의 신상을 털어서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공개하는 행위는 추후 법적 문제가 뒤따를 수 있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또 몇몇 불법 도박 사이트가 성 착취물 대화방과 연계돼 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 "도박 사이트가 손님을 끌고자 성 착취물을 광고하는 사례가 있다. 도박 전담 수사팀과 연계해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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