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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종인은 통합당을 ‘민주당 2중대’로 만들 작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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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자택에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자택에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총체적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총선 참패를 딛고 다음 대선에서 이기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변화의 방향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보수' '자유 우파'라는 말을 강조해서는 안 되며, 중도라는 말도 쓰지 말라고 한다. 또 재정 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국가부채 비율 40% 선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고,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을 내놓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한다.

김 비대위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그 변화라는 것은 보수의 가치나 철학을 통째로 버리거나 최소한 상당한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보수의 철학을 제거한 정책 대안은 그게 무엇이든 문재인 정권이 이미 하고 있거나 아이디어를 선점한 정책들을 뒤늦게 따라가는 것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김종인식(式) 혁신이란 통합당을 민주당의 아류(亞流), 나아가 '2중대'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이는 통합당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통합당이 민주당과 무엇이 다른지 변별성(辨別性)이 없기 때문이다. 통합당과 민주당이 다르지 않다면 굳이 통합당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

이런 어리석은 발상은 김 비대위원장의 천박한 현실 인식의 필연적 결과다. 그는 지금 보수가 죽은 것처럼 말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보수와 진보가 역동적으로 경합하고 있다. 그리고 중도 세력도 엄연히 존재한다. 중도란 말을 쓰지 않는다고 중도 세력이 사라지나?

총선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의 득표율 차이는 8.4%포인트였다. 작지도 크지도 않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나. 보수의 힘은 소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8% 정도 부족했다.

이를 메우고 현 집권당에 앞서 나가는 길은 민주당 2중대가 되는 게 아니다. 보수의 가치를 더욱 확고히 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하는 것이다. 매우 어려운 과제다. 이걸 할 자신이 없으면 김 비대위원장의 사퇴는 빠를수록 좋다. 그게 보수 진영에 대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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