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 참패국들 보면 정부수반이 권위주의 포퓰리스트"

미국·브라질·러시아·영국 보건정책 두고 리더십 분석
NYT, 공통점으로 제시…"과학자 의견 무시하고 음모론 부추겨"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미국, 브라질, 러시아, 영국 등 현재 코로나19에 고전하는 4개국의 공통점이 엘리트주의와 기득권을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남성 포퓰리스트를 수반으로 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4개 국가는 모두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세계 5위 안에 든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극우파적 반자유주의 포퓰리즘'을 따른다며 이런 성향의 지도자는 과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음모론을 부추기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각 주에 사회적 격리 조처를 끝내라고 지속해서 요구하면서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두고 갈등을 겪어온 보건장관을 해임했다. 존슨 영국 총리는 다른 국가가 봉쇄조처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먼저 봉쇄령을 완화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전문가들의 견해를 무시하고 코로나19가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 '좌파 포퓰리스트'로 분류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이끄는 멕시코에서도 수반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NYT는 지적했다. 감염자가 14번째로 많은 멕시코는 '코로나19는 심각하지 않다'는 포스터를 정부가 나서 배포하기도 했다.

물론 반례도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자유 민주주의와 거리가 있는 포퓰리스트로 분류되지만 코로나19 대응은 빨랐고 이들 국가에선 코로나19 감염자가 비교적 적게 나왔다. 다만 이들은 위기를 정적을 강력히 탄압하는 핑계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독일과 뉴질랜드, 대만 등 여성 지도자가 이끄는 나라들이 코로나19를 더 잘 막아냈다고도 평가했다.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공동저자 스티븐 레비츠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포퓰리스트는 전문가 또는 전문가에 의존하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전문지식과 어긋나는 코로나19 대응은 (해당 국가에)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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