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도훈 한반도본부장 전격 방미…방문이유 묻자 "말하면 안돼"

상황 악화 막기 위한 대응방안 조율…남북경협 관련 논의 가능성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했다.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대남 군사행동까지 예고하는 등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정세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한 한미 간 대응 방안이 집중적으로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본부장은 이날 낮 미국 워싱턴DC 인근 댈러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

이 본부장은 방문 목적과 일정 등을 묻자 "지금 말하면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언급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전날 국가안전보장 회의에서 대미 특사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전격적인 방미다. 이 때문에 사실상 특사 역할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래전 계획된 일정에 따라 미국을 방문했다" 며 "이 본부장은 특사로 간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8일 "이 본부장이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현 한반도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동은 워싱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지만, 외교부는 구체적인 장소와 일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본부장은 비건 부장관과의 회동에서 북한의 대남 압박 의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대북 공조 및 대응책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북 제재로 인해 손발이 묶여 있는 남북경협과 관련된 조율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한국은 올해 들어 남북 협력사업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비핵화 협상으로 인해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

미 국무부는 전날 "역효과를 낳는 추가 행위를 삼갈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면서도 미국은 남북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협력이 비핵화 진전과 발맞춰 진행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비해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 본부장이 방미 기간 비건 부장관과의 회동 외에 다른 국무부나 백악관 인사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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