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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전문병원 'TK 패싱'…"코로나 경험·노하우 무시"

대구가톨릭대병원,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최종 탈락
양산부산대병원 선정돼…대구시 "매우 유감" 성명 발표
"1천2백여만명 영남권 1곳은 문제"…대구경북 추가 지정 촉구

지난 14일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실시된 영남권역감염병전문병원 선정평가위원회 현장평가에서 최정윤(맨 오른쪽) 병원장이 평가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난 14일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실시된 영남권역감염병전문병원 선정평가위원회 현장평가에서 최정윤(맨 오른쪽) 병원장이 평가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가톨릭대병원이 영남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최종 후보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대구경북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는 선정 결과에 강력 반발하며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추가 지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19일 영남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양산부산대병원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질본은 영남권 공모에 신청한 종합병원 7곳 중 대구가톨릭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등 2곳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는 이날 선정 결과에 대해 코로나19 국내 방역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쌓은 데이터베이스와 경험, 노하우를 무시한 결과라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이날 대구시는 성명서를 통해 "대구는 코로나19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은 지역임과 동시에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 방역 모범도시로, 민관협력을 통해 감염병에 대응하는 소중한 경험과 역량을 가지게 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여망을 무시하고 양산부산대병원을 선정한 것은 심히 유감스런 일"이라고 밝혔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도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 6월 14일 현장실사 전 일각에서 우려스럽게 제기됐던 양산부산대병원 내정설을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250만 대구시민과 대구 보건의료계의 결집된 역량과 경험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참담한 현실"이라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는 특히 영남권의 인구는 1천283만명으로 553만명인 중부권이나 515만명인 호남권의 두 배가 넘는다는 점에서 영남권에 1곳의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와 의료계는 이날 성명에서 "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대구의 소중한 경험과 역량을 살려 영남권을 감염병으로부터 지켜내기 내기 위해 감염병 전문병원의 추가 지정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구가톨릭대병원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앞서 공모 신청 당시 라파엘관 건물 신축 계획을 음압 병상 등을 갖춘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확대해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4일 선정평가위원회의 병원 현장평가 당시 대구시가 "시설 부분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시 차원의 지원이라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까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될 확률이 높다고 기대를 해왔기에, 오늘 발표 이후 실망의 분위기가 크다"며 "라파엘관 신축 계획은 원래 안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구 지역이 정부 정책의 순위에서 갈수록 밀려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이런식으로 대구 패싱이 계속 될까봐 걱정이다. 대구가 앞선다고 생각했던 감염병 관련 사업마저 타 지역의 손을 들어줬으니, 다른 사업들도 뻔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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