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동반한 산책이나 캠핑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산책길에 마주하는 반려견을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도 한결 너그러워졌다. 펫티켓이 잘 지켜지는 덕분이다.
건강하게 산책하며 이웃들을 배려하는 펫티켓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여름철 야외 활동에서 도움될 정보와 반대로 주의해야 할 위험 요인들도 짚어보자.

◆더위
개는 체온이 상승하면 혀를 내밀고 입을 크게 벌리고 호흡을 빨리한다. 사람이 땀을 흘려 체온을 조절하듯이 호흡과 구강 점막의 수분 발산을 통해 체온을 낮추려 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개가 웃는다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10분 이내에 과호흡이 개선되지 않으면 탈진되거나 고체온증이 발생 할 위험성이 높음을 인지하시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여 수시로 찬물로 혀를 적셔주셔야 한다. 여름철 산책 시에 얼음물을 준비하면 갑작스러운 고체온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애견용 아이스 쪼끼, 쿨 스카프를 착용하는 것도 여름철 고체온증을 예방하는데 도움된다.
노령견, 비만견, 심장병이 있는 반려견의 여름철 산책은 매우 조심스럽다. 허약한 반려견은 과호흡이나 고체온증이 관찰되기 전에 이미 탈진에 이를 수있다. 심장과 혈액순환 대사가 미약하기 때문에 혈압 상승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
반려견이 산책을 하다 주인을 올려다보는 눈빛을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건강이 나쁘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반려견일수록 '나 힘들어' '라는 표현을 주인에게 보낸다. 산책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할 순간이다.

여름철에 반려견을 안고 다니는 습관도 주의가 필요하다. 체온이 급상승하며 고체온증을 부채질 할 수도 있다. 심리적으로 보호자에게 안겨 있을 때 확연히 편안함을 느끼며 호흡이 안정되는 반려견에게 만 허용된다. 반려견을 안아주는 습관은 의외로 상당 수 반려견에게는 해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심장병, 만성질환으로 더위에 취약한 반려견이라면 유모차가 필요할 수 있다. 애견용 유모차는 과잉보호가 아니라 몸이 불편한 반려견을 위한 배려이다. 한 여름 동물병원을 오가는 과정에서도 유모차는 생명을 구하는 유용한 이동 수단임을 강조드리고 싶다.
쿨매트는 더위에 취약한 허약견이 자동차로 이동하거나, 캐리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긴요하게 사용될 수 있다. 열대야가 지속되는 실내에서도 더위를 식혀주는 아주 유용한 제품이다.

◆자외선
여름철 자외선은 사람과 반려견 모두에게 해롭다. 털이 있더라도 머리와 등측 피부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 깊숙이 열상을 입을 수 있으며, 장시간 햋볕에 노출되면 일사병이 발생한다.
자외선 노출은 피부암을 발생시킨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개의 피부종양 중 가장 다발하는 종양이 피부흑색종이다. 피부흑색종은 자외선 노출이 가장 주된 원인이다. 여름철 자외선, 햋볕을 피해야 하는 이유이다.
자외선은 망막을 손상시킨다. 해변가 모래, 시멘트 바닥에 반사된 자외선은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시력장애를 야기시킬 수 있다. 자외선으로 부터 눈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글라스 착용이다. 같은 이유로 반려견도 선글라스가 도움된다. 개의 특성을 고려하여 밴드 조절이 가능한 고글형 선글라스가 판매되고 있다. 평상시 고글 착용에 익숙하도록 간식 보상을 통해 적응 훈련이 필요하다.

◆자동차 열사병
여름철마다 자동차 열사병으로 응급내원하는 반려견들이 많다. 잠시 볼 일 보고 돌아온다는 생각에 시동을 꺼고 창문을 닫아두면 차 안에 갇힌 반려견은 매우 위험해진다. 햇볕에 노출된 자동차 내부는 순식간에 온도가 급상승하며, 답답함을 느낀 반려견은 불안해하며 과흥분하게 된다. 고온의 밀폐된 공간에서는 불과 10분 사이에 반려견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명심하자.
반려견의 체온이 41도 이상이 되면 집중적인 치료를 받더라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은 절반에 불과하며, 회복되더라도 뇌질환, 신부전 등의 심각한 휴유증을 겪기도 한다.
열사병이 의심되는 반려견은 시원한 물로 네다리를 번갈아 적셔가며 체온을 낮추어 주어야 한다. 얼음물을 전신에 뿌리거나 너무 급격하게 하게 체온을 떨어뜨리려다 보면 오히려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응급 상황이 아니라고 보여지더라도 하루 정도 반려견의 호흡과 소변색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호흡을 여전히 힘들게 하거나, 소변이 검붉을 경우 수의사의 검진을 받으셔야 한다. 고령이나 질병이 잠재된 반려견은 폐부종이나 신부전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스팔트 화상
여름철 아스팔트 표면 온도는 60도에 육박한다. 달구어진 도로를 오래 걷다보면 반려견의 발바닥도 화상을 입는다. 당장의 통증을 동반한 심한 화상은 아니더라도 하루 이틀 뒤 부터 가려움과 부종을 동반한 저온 열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아스팔트 도로 뿐 아니라 보도블록, 모래밭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반려인이 먼저 자신의 손등을 도로에 대어보면 그 위험성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폭염 기간에는 저녁이 되더라도 데워진 바닥 열기가 여전하다. 특히 키가 낮은 반려견에게는 마치 사우나탕에서 걷게하는 처지와 비교될 수 있다. 폭염 기간 중 반려견 산책은 해뜨기 전 오전을 추천드린다.
◆마킹(스프레이)
개는 자신의 서식지와는 먼 곳에서 대소변을 볼려는 본능이 있다. 규칙적인 실외배변 습관은 반려견과 가족 모두에게 이롭다.
하지만 가로수, 벤치, 표지판 기둥 마다 조금씩 소변을 남기려는 행동은 '여기는 내 땅이야'라며 영역을 표시하는 경계성 행동이다. 영역에 집착을 가지는 경계심이 강한 수컷에게서 심하다. 마킹 또는 스프레이라 부른다. 공공시설의 위생을 고려하면 에티켓이 결여된 노상방뇨 행위라 볼 수 있다.
놀이터와 공원 산책로 주변은 아이들이 노니는 장소이다. 노상방뇨가 반복될 수록 위생상의 문제는 심각해진다. 반려견의 마킹을 방조하는 것은 그 공간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민폐되는 행동일 수 있다. 놀이터와 산책로 주변 흙을 만질 수 있는 어린이들의 건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려견의 입장에서도 마킹행동은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 마킹을 반복할수록 경계 성향은 강해지며, 그 공간을 찾는 다른 개들의 마킹 행동을 부추기게 된다. 반려견의 마킹이 습관화 될 수록 수캐로서의 경계심과 공격성이 강화될 소지가 높다. 보호자의 자제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마킹을 자제시키기 위해서는 정해진 장소에서 정상적인 배변과 배뇨가 이루어지고 나면 팬티를 입혀주실것을 권장한다. 실외배변 습관이 있는 반려견은 자신의 몸에 소변이 묻혀지는 것을 원치않기 때문에 마킹을 주저할 수 밖에 없다.
반려인은 산책 시 짧은 목줄을 동반하고 마킹했던 기둥이나 나무들을 빠르게 지나가야 한다. 다른 개의 흔적을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더 빠르게 멀리까지 산책을 해야 한다. 경계심과 호기심이 강한 반려견은 기질이 강하고 건강한 편이다. 운동량을 배가시켜 충분히 에너지를 소모시켜주는 것이 마킹을 못하는 불안감을 상쇄시킬 수 있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SBS TV 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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