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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보라빛 융단' 활짝…상주 솔숲 맥문동 장관

'맥문동 출사 1번지' 화북면사무소 직원·주민 나서 잎 솎아주고 관리

상주 화북면 맥문동 솔숲의 새벽. 안개와 빛, 소나무, 맥문동이 어우러진 몽환적 분위기가 장관이다. 사진작가 김영훈 씨 제공
상주 화북면 맥문동 솔숲의 새벽. 안개와 빛, 소나무, 맥문동이 어우러진 몽환적 분위기가 장관이다. 사진작가 김영훈 씨 제공
상주 맥문동 솔숲의 전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동호인들. 고도현 기자
상주 맥문동 솔숲의 전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동호인들. 고도현 기자

국내 맥문동 사진 촬영 1번지라는 찬사를 들었던 경북 상주시 화북면 맥문동 솔숲이 4년 만에 아름다운 옛 모습을 되찾았다. 이곳은 상주시의 관리 부실(매일신문 2016년 8월 24일 자 8면 등 보도)로 잡초밭처럼 변해 관광객과 사진동호인들의 발길이 한동안 끊어졌다.

소나무 군락지 밑에 보랏빛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맥문동 꽃은 이달 들어 만개했다. 맥문동은 8월 중순부터 9월 초순까지 절정을 뽐내는 백합과 외떡잎식물이다.

상주 속리산 관광지인 문장대 야영장 입구에 있는 이곳은 지난 2012년부터 전국 사진동호인 사이에서 8월에 꼭 가야할 출사명소로 꼽혔다. 인근 장각폭포 등의 영향으로 안개까지 자주 발생해 안개와 빛, 소나무, 맥문동이 어우러지는 몽환적 분위기가 압권이다.

당시 사진을 찍으려고 모인 인파가 하루 2천여 명을 넘어서면서 인근 숙박업소와 식당들이 호황을 누렸다. 평소 인적 드물던 시골마을에 생겨난 새로운 현상에 주민들이 의아해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2016년부터 축구장 절반 정도 면적에 화려하게 폈던 맥문동이 열매를 맺지 못하면서 흉흉한 잡초더미처럼 돼버렸다. 관광객과 동호인들이 실망한 내용을 인터넷과 SNS에 연이어 올리면서 주민들은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상주 명물이 엉망으로 변해버린 것은 상주시의 관리 부실 탓이었다. 상주시는 2011년 맥문동을 심기만 했을 뿐 6년이 되도록 잎 솎아주기 등 사실상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맥문동이 다시 옛 모습을 찾은 데에는 화북면사무소 직원과 주민 역할이 컸다. 이들은 포기를 나누어 이식하고, 올해 봄에는 전체 잎을 제거해 새순이 나게 하는 등 정성을 쏟았다.

신중섭 상주 화북면장은 "맥문동 덕분에 관광객과 사진동호인들이 다시 이곳을 찾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상주 화북면 맥문동 솔숲 전경. 사진작가 김영훈씨 제공
상주 화북면 맥문동 솔숲 전경. 사진작가 김영훈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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