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장관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장관은 28일 전경수 금강산관광기업협회장 등 금강산 관광 기업인들을 만나 "어떻게 해서든지 최대한 빨리 금강산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개별 관광의 형태를 통해서라도 재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겨레가 평화로 가는 큰 걸음에서 제 역할이 있다면 다 던질 생각"이라고 했다.
이 장관의 개인적인 소망일 뿐이다.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은 물론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도 거의 없다.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 1㎞ 이내에 접근하는 사람은 무조건 사살하라고 북한군에 지시할 만큼 외부 유입에 의한 코로나 확산에 엄청난 공포감을 갖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 13일 정치국 회의에서 수해 복구 과정에서 외부 지원을 받지 말라고 공개 지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이 장관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언급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이 장관은 취임 직후 해리스 주한 미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한미 간 대북 제재 협의 기구인 '한미 워킹그룹'의 역할과 관련해 "워킹그룹에서 논의할 것과 우리 스스로 할 것을 구분해 추진해야 한다"며 독자 행보의 뜻을 밝혔다.
이를 실행에 옮기려 한 첫 사업이 남한 설탕과 북한 술의 물물교환이었으나, 거래 상대인 북한의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대북 제재 대상으로 드러나면서 무산됐다. 그러자 이 장관은 제재 대상일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는 어이없는 변명을 했다. '한 건' 하려다 제대로 체면을 구긴 것이다. 이에 따른 존재감 위기를 해소하려는 조바심이 금강산 관광 재개 언급으로 나타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게 맞든 아니든 금강산 관광 재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북한의 거부와 별개로 북한이 핵 문제에서 한 치도 변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애걸해도 우리가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의 체면 문제 말고는 지금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없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위안부 합의 뒤집으면 안 돼…일본 매우 중요"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