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당국의 '묻지마 식 식재'로 경북 예천군 가로수들이 고초를 겪고 있다. 제대로 된 적합성 조사 없이 심어진 탓에 말라 죽거나 얼마 못가 다른 곳으로 이식됐기 때문이다.
예천 신도시와 원도심을 잇는 남본교차로~오천교 구간에는 2016년 메타세쿼이아 1천140주가 식재됐다. 앞서 2014년에는 예천군청 인근 4차선 구간에 둥근 소나무 105주가 심어졌다. 경북도가 예천군에 기증한 메타세쿼이아 식재에는 약 10억원, 둥근 소나무는 예천군에서 약 6천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했다.
하지만 현재 메타세쿼이아와 둥근 소나무가 있던 자리는 벌써 새로운 수종의 가로수로 교체됐다. 메타세쿼이아의 경우 생육 환경 등이 적합하지 않아 대부분 고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나무는 물이 많은 곳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대부분 저수지나 강가에 식재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남본교차로~오천교 구간은 지대도 높은 데다 인근이 논, 밭 등으로 사용되고 있어 생육 환경이 부적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조경 전문가는 "메타세쿼이아가 심어졌던 곳은 주변 논이나 밭보다 지대가 높아 나무가 자라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예천군청 인근 4차로 구간에 심어졌던 동근 소나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 행정'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이 가로수는 수고(樹高)가 낮아 가지와 잎사귀 등이 운전자 시야를 방해한다는 민원이 빗발치면서 다른 수종으로 교체됐다.
이 때문에 이들 두 구간에는 올해 3~6월 사이 3억8천만원이 투입돼 이팝나무가 식재됐다. 가로수에 혈세가 이중으로 낭비된 셈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메타세쿼이아는 당시 여러 곳에서 자문을 받아 심은 수종"이라며 "생육 환경 등에 대한 분석은 전문가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6~7년 전 가로수를 심을 때 교통안전과 관련한 적합성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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