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신 500만명분 상온 노출" 독감 무료접종 중단

500만 도즈중 일부 노출…질병청 "생산 아닌 유통상 문제…품질 검증에 2주 걸릴 듯"
결과 따라 '폐기' 가능성, 코로나19-독감 동시유행 차단 차질 우려…독감 유료 접종은 계속

독감 백신이 유통과정에서 냉장상태가 유지되지 못해 백신 무료 접종이 중단된 22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병원 입구에 무료접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독감 백신이 유통과정에서 냉장상태가 유지되지 못해 백신 무료 접종이 중단된 22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병원 입구에 무료접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보건당국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계획을 22일 전격적으로 중단한 것은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이 상온에 노출됐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문제가 된 물량에 대한 최종 품질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약 2주 정도 걸리는 안전성 검증 결과, 해당 물량을 폐기해야 할 경우 올해 접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독감 백신 접종 중단 관련 브리핑에서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 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 사례가 어제 오후에 신고됐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정부와 조달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은 무료접종 대상자에게 공급할 백신 1천259만 도즈(1회 접종분)를 각 의료기관에 공급하게 되는데, 전날까지 500만 도즈 정도가 공급됐고 그중 일부 물량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은 정부가 올해 공급할 2천950만 도즈의 약 16%에 해당된다.

정 청장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냉장차가 (백신 물량을) 지역별로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상온에 일부 노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노출 시간, 문제 여부 등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경우 단백질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과장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면 효능을 나타내는 단백질 함량 등 품질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백신 물량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일 뿐 제조 및 생산상의 문제는 아니라고 하면서도, 문제가 된 백신 물량에 대해 유통과정 전반과 품질 이상 여부 등을 검사할 계획이다. 정 청장은 백신의 품질을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데는 약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날 경우 올해 독감 접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 차단에 주력해오던 방역 대응도 일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독감 무료 접종 대상자를 인구 전체의 37% 수준인 1천900만명 수준으로 대폭 확대했다.

정 청장은 "백신 물량 폐기는 어느 정도 문제가 있는지 판단한 뒤에 결정될 사안"이라면서 "공급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점검해서 의료기관이 자체 확보한 물량은 먼저 접종을 재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독감 무료백신 접종은 일시 중단됐지만 유료 접종은 계속 진행된다. 정 청장은 "1천100만명분의 유료접종 백신을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며 "해당 물량은 상온에 노출된 백신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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