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뛰어 넘은 드문 인물" 이건희 회장, 영면에 들다

한남동 자택·화성사업장 들러 임직원과 마지막 인사
28일 수원 선산에 영면…정의선 현대車 회장 등 영결식 참여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2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 고인의 운구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을 일군 시대의 개척자 이건희 회장이 28일 영면에 들어갔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영결식에 이어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집무실, 화성사업장 등에 들른 뒤 수원 선산에 안장됐다. 삼성 서초사옥에는 고인을 기리는 조기가 걸렸다.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고인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고인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평소 이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등 한화그룹 3세 삼형제도 나란히 영결식에 참석했다.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상근고문(전 삼성생명 회장)의 약력 보고와 고인의 50년 지기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 회장의 추억, 추모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 순서로 진행됐다.

김필규 전 회장은 '승어부(勝於父)'라는 단어로 고인를 표현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김 전 회장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를 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오전 8시50분쯤 장례식장을 나선 운구 행렬은 생전 이 회장의 발자취가 담긴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한남동 자택, 집무실로 많이 이용했던 선대 이병철 회장의 집인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 등을 정차하지 않고 차례로 돌았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운구 행렬은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일군 기흥·화성 반도체 사업장(통칭 화성사업장) 내부를 15분 가량 천천히 돌며 수백명 임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이곳은 1983년 이병철 선대회장과 함께 이 회장이 직접 사업장 부지를 확보하고 착공, 준공식까지 챙길 정도로 애착이 깊었던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본산지다.

이 회장은 수원 가족 선산을 종착지로 78년의 생을 마감하고 영면에 들었다.

수원 선산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든 곳이다. 장지는 부인 홍라희 여사의 뜻에 따라 선대회장의 묘소가 있는 용인 선산이 아닌 수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