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쇄 당한 '포항 수성사격장'…주민·軍 대치, 갈등 고조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맨몸으로라도 막겠다' 사격장 입구 막아선 주민들
10일 저녁부터 농기계 동원해 주 출입로 봉쇄

매일신문 |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주출입로가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농기계들로 막혀 있다. 신동우 기자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주출입로가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농기계들로 막혀 있다. 신동우 기자

1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 마을을 끼고 왼쪽으로 뻗은 왕복 2차선 도로에 트랙터 등 농기계들과 트럭들이 즐비했다.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은 저마다 머리에 '수성사격장 완전 폐쇄'란 문구가 쓰인 띠를 둘렀다.

멀리에서 화물을 가득 실은 군용트럭이 나타나자 주민들은 갑자기 분주해졌다. 주민들이 길을 가로질러 늘어서자 군용트럭을 몰던 군인들은 잠시 비상등을 켜고 멈추더니 어딘가로 연락을 취했다.

5분여 동안 그렇게 서 있던 군용트럭은 결국 큰 도로를 벗어나 마을 옆으로 난 좁은 농로로 머리를 돌렸다. 군용트럭은 차 한 대가 겨우 통과할 너비의 농로를 위태롭게 지나 겨우 사격장에 들어섰다. 그곳에는 전날 들어갔다가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대형 트럭 및 전차 등이 늘어서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헬기사격이 있으려면 각종 군수물자 운송차량이 들어가고, 이미 훈련을 마친 전차들이 빠져 나와야 가능하다"면서 "헬기사격을 원천봉쇄할 수 있도록 큰 출입구를 24시간 지키고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입구를 주민들이 봉쇄하자 사격장으로 들어가려던 군용트럭이 잠시 멈춘 채 상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신동우 기자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입구를 주민들이 봉쇄하자 사격장으로 들어가려던 군용트럭이 잠시 멈춘 채 상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신동우 기자

16일로 예정된 주한 미군 아파치헬기 포격훈련을 앞두고 포항 수성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사격장 출입로를 막아서며 군과 팽팽히 대치하고 있다. 농사 짓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소규모 농로 등은 비워뒀지만, 이곳을 통해서는 1t트럭 정도 크기의 차량만 겨우 통과할 수 있다. 10일에는 수성사격장에서 훈련을 끝낸 자주포부대가 빠져나오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주민들을 설득한 끝에 겨우 전차를 제외한 나머지 군 인력 및 장비만 밤 늦게 빠져 나왔다.

주민들은 훈련 당일인 16일까지 24시간 교대로 수성사격장의 주출입로를 봉쇄해 훈련 시도 자체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조현측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주민들의 울분이 이렇게 터져나오는데도 국방부 장관은 현장에 내려오지도 않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조차 나서지 않는다"며 "맨몸으로라도 훈련을 꼭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연합에 관한 문제인 만큼 예정된 훈련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며 "지상출입로를 막아도 훈련은 가능하지만 안전 확보를 위해 주민들을 계속 설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은 15일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하여 서울, 경기, 인천, 울산, 광주·전남 등 5개 지역에 대한 재선...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중동발 전쟁 충격으로 긴장했던 국내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며 증시는 5.20% 급등하고 환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오동운 처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고발된 법왜곡죄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권력 투입...
미국과 이란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민생고와 여론 악화 속에서 종전 협상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하고, 60일간의 휴전 및 호르무즈 해협..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