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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배출 안된 재활용품 급증…선별장 '몸살'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일회용품 사용 증가 우려
잘못된 분리배출로 선별업무 비효율성 늘어
“올바른 배출 방법 숙지…지속적 교육 필요”

대구 북구 재활용품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재활용수집운반차로 수거한 재활용품을 하역작업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북구 재활용품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재활용수집운반차로 수거한 재활용품을 하역작업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지난달 30일 경북 경산의 한 대학가 앞 원룸촌. 별도로 마련된 재활용품 수거장에는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종량제봉투 안에서 음식물쓰레기가 흘러나오고 여기에 페트병과 종이 등이 뒤섞여 악취가 났다.

인근에 사는 주민 A 씨는 "일부 사람들이 음식물을 담았던 통을 헹구지도 않고 내놓고, 컵라면용기를 플라스틱 수거함에 넣기도 한다"며 "예전보다 많이 깔끔해졌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쓰레기 배출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자체가 올초부터 분리배출법을 홍보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분리배출이 제대로 안된 쓰레기가 넘쳐난다.

대구 수성구생활자원회수센터에 따르면 수성구의 재활용품 연평균 수거량은 2014년 779t에서 지난해 1천286t으로 65% 급증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재활용품 수거량도 전년보다 훨씬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분리배출조차 제대로 안돼 이곳의 업무 부담은 몇 배로 늘었다. 택배용 스티로폼 상자에 붙은 테이프를 떼내는 업무에만 6명이 배정됐다.

센터 관계자는 "심지어 종량제봉투에 들어가야할 아이스팩이나 기저귀 등의 쓰레기를 스티로폼박스에 그대로 넣어서 버리기도 한다"며 "귀찮다며 '나 하나쯤'하는 생각에 쉽게 이런 쓰레기를 버리지만 수성구 수십만 가구가 이렇게 버리면 결국 선별장에서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불필요한 일이 새로 생기는 셈이 된다"고 했다.

특히 잘 지켜지지 않는 분리배출의 대표적 예로는 보조배터리와 페트병, 자양강장제 병 등이 꼽힌다. 수성구생활자원회수센터 측은 "보조배터리는 겉면만 보고 플라스틱으로 분류했다가 이동 중 충격 탓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반드시 전용수거함에 배출해야 한다. 페트병도 이물질을 씻어내고 라벨을 떼낸 뒤 뚜껑을 분리해 배출해 달라"고 했다.

자양강장제 병도 깨끗하게 씻어 뚜껑을 닫아서 버려야 깨지는 걸 방지하고 재사용할 수 있다. 유럽은 40차례가량 재사용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8차례에 그친다.

이상욱 수성구생활자원회수센터 본부장은 "재활용 이전에 재사용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현재 분리배출 교육은 팜플렛 홍보 수준이다. 실질적 효과를 내려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자원순환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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