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 대구지방법원 21호 법정.
관급 공사에 대한 청탁 대가로 공사업자로부터 2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영만 군위군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김 군수는 뇌물과 범인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 1월 보석으로 나온 채 재판을 받고 있었다.
법원은 "선출직 공직자로서 직무 집행의 공정성을 해한 것으로 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범행 방법, 경위에 비춰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김 군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김 군수는 수사과정에서부터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지만 법원은 김 군수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한 김 군수의 최측근 공무원의 일관된 진술에 힘을 실었다.
김 군수에 이어 11시쯤에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전찬걸 울진군수에 대해 법원이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있던 전 군수 지지자들은 두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도 보였다. 같은 법정에서 경북의 현직 기초단체장에 대한 판결이 한 시간 간격으로 잇따라 열린 것이다.
오후 2시 30분에는 엄태항 봉화군수가 대구지법에 모습을 보였다. 관급 공사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엄 군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을 찾았다.
이날 하루 3명의 기초단체장이 잇따라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지자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변호사는 "하루에 군수가 셋이나 선고나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오는 것은 처음 본다. 이른 아침부터 분위기가 너무 뒤숭숭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근 대구경북의 선출직들이 연이어 수사를 받거나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지역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갑)이 최근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 15, 16일에는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으로 기초의원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 넘겨진 관계 및 정계 주요 인사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료전지 발전 사업 대가로 뇌물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연창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다음 달 22일이 선고일이다. 검찰은 김 전 부시장에 대해 지난 14일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의장 선거 과정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금품을 전달하려 한 혐의로 대구 동구의회 A구의원을 불구속 기소, 의장단 투표를 사전에 담합한 혐의로 경산시의회 의원 5명을 약식 기소하면서 이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법조인은 "지역의 유력 인사들이 이번처럼 무더기로 재판을 받거나 검찰 조사를 받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지역 사회 지도층들이 자신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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