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발생했던 경북 포항 호동 쓰레기매립장 화재로 포항시가 뜻밖에 예산 절감을 하면서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피해를 약 300만원으로 집계했다. 매립장 업무용 1t트럭 1대가 전소된 피해액이다.
처리를 위해 쌓아둔 쓰레기 9천여 톤(t) 중 절반인 4천500여t의 쓰레기가 잿더미로 변했지만, 애초 쓰레기인 탓에 당연히 재산피해로 꼽히지 않는다.
오히려 쓰레기가 타버린 덕분에 포항시는 예산 약 5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침대 매트리스나 쇼파 등 생활가구를 주로 쌓아논 무더기에서 발생했다. 매트리스 등은 매립을 할 수 없는 품목이어서 외부 전문 재활용업체에 옮겨 처리해야 한다.
포항시는 이를 위해 지난달 말 해당 쓰레기를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 예산 5억원을 확보했고 외부 재활용업체 선정을 위한 발주도 진행했다. 하지만 화재로 이런 품목 대부분이 타버리는 바람에 해당 사업은 취소됐다.
포항시는 타버린 쓰레기 잿더미를 매립장 내에 매설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근거없는 억측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부 매립장 주변 주민은 "쓰레기 처리가 어려우니 일부러 불을 낸 것 아니냐"고 했다.
20여 시간에 걸친 화마로 동네 전체가 매캐한 연기에 휩싸이는 등 적잖은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한 볼멘소리를 하는 것이다.
포항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긴 달값지 않은 예산 절감 효과"라며 "쓰레기 관리를 제대로 못해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점이 송구스럽다. 절감된 예산은 화재로 발생한 대기오염이나 지하수오염 등을 복구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에 쓰일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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