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119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산행

김성구 대구달성소방서 대응구조과장

김성구 대구달성소방서 대응구조과장
김성구 대구달성소방서 대응구조과장

봄이 오고 여름에 가까워지는 매년 이맘때면 산은 우리에게 갖가지 아름다운 꽃과 신록, 따스한 바람과 햇볕을 선물하며 우리를 오라 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언택트 시대에는 밀폐된 실내보다는 안전한 야외, 특히 산을 찾는 가족·친구 단위의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산행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작년 한 해 대구소방안전본부의 산악 사고 119 구조 출동은 350건이며, 이 중 조난 및 실족·추락이 53.1%, 개인 질환 5.1%, 탈진 3.4% 등의 유형을 보였다. 요즘 같은 국가적 방역 위기 상황에서 지쳐 있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한 안전한 산행 3단계 수칙을 안내해 드리고자 한다.

1단계는 산행을 하기 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다. 너무 가벼운 옷차림은 자칫 저체온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땀이 잘 흡수되고 체온을 유지해 줄 수 있는 등산복을 입고 여벌의 옷과 양말을 준비하면 좋다. 또한 등산화, 장갑, 마스크, 모자, 등산 스틱 등과 같이 필요에 따라 관련 장비를 갖추고 배낭도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휴대전화와 보조 배터리를 꼭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2단계는 본격적인 산행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다. 일몰 한두 시간 전에 산행을 마치고, 하산할 때는 체력의 30% 이상이 남아 있을 정도의 코스를 선정하고 산행 시작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의 근육을 풀어 준다. 산행 중 길을 잘못 들었다고 판단되면, 계속 가지 말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 좋으며 하산 시 내리막에서 뛰거나 서두르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걸어야 한다.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거나 과도한 음주를 하는 것 역시 삼가야 한다. 등산로에 설치된 119 구조 위치표지판을 확인하고 사진을 촬영하며 지나가는 습관을 가지면 사고를 당했을 때 신속히 구조될 확률이 크게 올라간다. 또한 등산로 일부 지정된 장소에 임시 응급 처치가 가능한 구급함이 설치되어 있는 곳도 알아 두면 좋다.

3단계는 산행 중 부상을 입거나 조난 등 만일의 사태에 대처하는 요령이다. 사고 시에는 등산로에 설치된 119 구조 위치표지판 번호를 이용해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 신속히 119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119에 신고해 사고 위치와 환자 상태 등을 알려 주며 2차 손상 예방을 위해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119 구조대원들이 위치를 찾기 용이하도록 휴대전화의 GPS 기능을 켜 두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들을 만끽하며 오르는 요즘 산행은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기에 이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산행 안전 수칙을 잘 알아 두어 돌이킬 수 없는 부상과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 어디서나 국민에게로 달려가는 우리 119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산행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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