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순서가 없다. 앞으로 흐르다가 뒤로 흘러가기도 하는 기억을 한 장의 사진에 담는 전시가 열렸다.
대구 갤러리cnk는 사진가 김정수(대구예술대 교수)의 기억에 관한 필름 작업을 최근 디지털 프로세스로 재구성한 작품들을 모아 '익명의 기억들'전을 펼치고 있다. 작가는 그동안 'Memory', '기억의 단편', 'Calling to memory' 등으로 제작된 사진 이미지를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리메이크하면서 '기억'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 선을 보이고 있다.
김정수는 초기에 연속 촬영된 2컷 또는 3컷을 자르지 않고 하나의 프레임으로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디지털 프로세스를 통한 자유로운 해체와 재구성을 진행, 사진과 사진을 달리 배열하지 않고 이중, 삼중으로 이미지를 잇대어 조합하는 방식으로 이미지의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진은 이미지와 이미지가 이중, 삼중으로 맞닿으면서 점점 현실의 경계 밖으로 밀려나가 실재가 아닌 '기억의 시공간'을 만들어 내게 된다. 김정수의 작품을 보면 마치 꿈결 속 흐릿한 기억의 흔적과 같은 비현실적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카메라에 포착된 어설프고 낯선 이미지들이 기억장치로서 더할 수 없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전시가 주는 관람의 포인트다. 전시는 30일(일)까지. 053)4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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