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유가의 삼중고가 장기화하면서 대구 중심 상권의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젊음과 만남의 상징이던 중구 동성로는 빈 상가가 늘어선 채 활기를 잃었고, 지역의 명소로 꼽히던 남구 앞산카페거리에도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곳곳에 '임대'
13일 정오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골목을 따라 늘어선 상가에서는 서너 곳에 한 곳꼴로 공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점포 내부는 사람의 발길이 끊긴 채 장기간 방치된 모습이었다. 저녁이면 문전성시를 이루던 클럽골목 일대 술집들도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리며 침체된 상권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점심시간임에도 식당과 카페 내부는 한산했다. 대기줄이 보이는 음식점은 없었으며, 상인들은 빈 테이블을 바라본 채 손님을 기다릴 뿐이었다.
동성로에서 냉면 프랜차이즈 가게를 운영하는 A(50대 후반) 씨는 "여름이면 80% 정도는 손님이 찼는데 지금은 간신히 절반가량 채워지고 있다"며 "불경기 속에 소비가 위축되다 보니 장사를 접는 상인들이 많다. 인근 상가 건물 1층 두 곳은 임대 현수막 붙은 지가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침체된 동성로 상권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성로 중심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4년 4분기 11.1%에서 올해 1분기 17.0%로 5.9%포인트(p) 증가했다.
남구의 이색 명소로 꼽혔던 '앞산카페거리' 또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곳에서 17년간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B씨는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대비 20%가량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된 것으로 느낀다"며 "특히 저녁에는 완전히 '전멸'이다. 코로나 이후 외식문화가 거의 사라졌는데, 요즘 정점을 찍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삼중고에 '창업' 최저
보증공급 지표에서도 지역 소상공인들의 나빠진 상황이 드러났다.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보증잔액은 약 3조4천38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천902억원(9.21%) 증가했다. 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서 보증 만기가 도래했지만 상환을 못한 소상공인과 매출 감소로 인해 추가 보증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iM뱅크가 내준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11조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13억원 줄었으나, 같은 기간 연체 대출잔액은 1천177억원으로 249억4천만원 늘어났다.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대출이 위축되고,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 비중이 커진 셈이다.
지역의 자영업이 몰락하게 된 배경으로는 불경기 여파가 꼽힌다. 특히 고물가와 고금리, 고유가 등 '삼중고' 탓에 사업환경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자영업 환경이 악화된 만큼 신규 창업자 수도 줄고 있다. 지난해 대구의 일반사업자 신규 등록은 2만708명으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창업 문턱이 낮은 음식점 등을 중심으로 경쟁이 과열된 데다, 고물가로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신규 창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현행 연 2.50%)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 대출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조8천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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