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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조국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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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자서전은 수치스러운 것을 드러낼 때만 믿을 수 있다. 스스로 잘했다고 칭찬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거짓말을 하고 있다."

국내외 유명인들이 자서전을 냈을 때 국내 언론이 평가하는 기사를 쓰면서 흔히 인용하는 문구다. '1984' '동물농장'을 쓴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에세이 '성직자의 특권: 살바도르 달리에 대한 몇가지 첨언'(1944)에 나온다.

이 에세이는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1942년 펴낸 자서전 '살바도르 달리의 비밀스러운 삶'에 대한 비평이다. 여기서 오웰은 달리가 자서전에서 자기 그림의 예술성을 내세워 변태적이고 비윤리적인 삶을 옹호한 것은 중세 영국에서 성직자가 세속의 법체계로 처벌받지 않았던 특권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재미있는 것은 오웰이 거짓말을 하는 자서전을 비판하면서도 그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이다. "부정직하기로는 최악인 책이라도 그 저자의 진정한 면모를 의도하지 않게 드러낼 수 있다." 자서전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저자를 정직하고 존경받는 사람으로 만들거나 아니면 거짓말쟁이임을 드러내 주는 증거가 된다는 얘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곧 출간한다는 '조국의 시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조 전 장관은 "검찰·언론·보수 야당 카르텔이 유포해 놓은 허위 사실이 압도적으로 전파돼 있다"며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더 늦기 전에 최소한의 해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헛웃음이 나온다. 조국은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아내 정경심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때마다 친족 또는 친족 관계에 있었던 사람이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48조를 들어 증언을 거부했다. 최소한이든 최대한이든 '해명'은 법정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그러지 않고 자서전으로 해명하겠다는 것은 이미 재판에서 확인된 거짓을 거짓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겠다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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