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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건축가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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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도시 / 이규빈 지음 / 샘터

중국의 난징 대학살 기념관은 건축물의 재료나 입면, 설계 구성 등에서 날카롭고 불편한 형태를 차용함으로써 공간이 지닌 진실과 슬픔의 무게를 표현하고 있다. 미국의 9·11추모공원과 기념관은 겉으로 드러나는 건축도 기념비도 없지만 '빈자리'와 '부재의 풍경'으로 비극적 역사를 기억하게 한다.

저자는 젊은 건축가로 뚜벅뚜벅 세계 곳곳의 도시를 누비며 공간을 보고 기록했다. 1985년 민주화를 맞이한 브라질. 고국으로 돌아온 건축가 오스카르 니에메예르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남기고 2012년 104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건축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며 좌절했던 그의 건축물에는 건설에 참여한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진이 걸려있다. 이처럼 저자는 일반인인 쉽사리 포착할 수 없는 건축물의 내밀한 이야기를 건축가의 시선으로 들려준다.

"내가 건축에 매력을 느끼는 건 자연과 인간이 서로 밀고 당기며 균형을 잡는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힌 저자는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 등 5개국의 건축과 도시에 대해 건축가의 시각으로 공간이 지닌 역사적 배경과 의미, 그곳에 속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건축과 전시는 모두 공간을 다루는 것이기에 닮은 점이 참 많다. 공간, 빛, 동선, 재료 따위를 세밀하게 다루고 조정하는 일이며 도면이라는 도구를 통해 설계하고 누군가에 의해 시공되어야만 비로소 세상 앞에 내어지는 것처럼 말이다."(82쪽·'일본:작은 건축, 전시의 매력' 중에서)

"수백 년의 시간차를 가지는 두 장소는 하나로 연결돼 있음에도 서로의 풍경을 해치지 않고 있었다. 그 다리가 아름다운 것은 단순히 더 튼튼하고 안전한 구조물을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도시와 장소에 대한 한 건축가의 존중과 진정성이 기어이 그러한 모습의 다리를 탄생시킨 것이다."(312쪽·'프랑스:마르세유의 그 다리' 중에서)

특히 책 속에 실린 각 건축물의 사진과 설계도면은 독립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일련의 상호성 속에 우리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고 있다. 328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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