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가 심상찮다. 오르지 않는 것이 없다. 통계청이 3일 내놓은 자료를 봐도 7월 소비자물가는 2.6% 상승해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5월 오름폭과 같았다. 체감 물가는 통계치보다 훨씬 심각하다. '밥상물가'라고 불리는 농축수산물 물가는 지난 7월 전년 동월 대비 9.7% 올랐다. 쌀 14%, 계란 57%, 사과 60%, 마늘 45%, 고춧가루 34% 등 상승세가 무시무시하다.
휘발유 가격도 1년 전보다 19.3%나 올랐고 집값 상승세도 심각하다. 전국 아파트 상승률은 올 상반기 9.97%를 기록해 근래 최악이라던 지난해 연간 상승률(9.65%)을 이미 넘어섰다. 물가 상승은 대구경북도 예외가 아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각각 2.8%, 3.0% 올라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데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 동향 등 대외적 변수도 크지만 우리 물가 당국의 정책 실패도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5월 기획재정부는 "하반기에 물가 여건은 개선될 것이며 국제 유가도 배럴당 60달러대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의 양적 완화와 통화 팽창, 재정 확대 여파로 인플레 압박이 크다는 점은 장삼이사(張三李四)도 알 만했는데 안일하기 그지없는 인식이다. 계란값 파동을 보더라도 기재부가 내놓은 대책이 외국에서 계란 2억 개 들여오고 2억 개를 추가 수입한다는 식이다. 계란 2억 개는 국내 소비량 4.5일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미봉책이다.
추석을 앞둔 지금 앞으로가 더 문제다. 밀가루,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이 국내 물가에 도미노 인상을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는 데다 전·월세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물가 인상 압박도 크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계부채 부담 때문에 한국은행으로서도 선택할 카드가 마땅찮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 고통이 임계 상황을 맞기 전에 정부는 물가 안정 특단 대책을 세워 실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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