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이재명 국감’ 헛발질, 한 번이라도 존재감 보여라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교활함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무능함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재명 지사는 답하기 싫은 질문에 본질을 피해 가며 궤변을 늘어놓았고, 국민의힘은 그 궤변에 '상식선의 대처'도 못 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질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문제였고, 이 지사를 공략하기는커녕 질문을 예상하고 있는 이 지사에게 밀렸다.

이 지사의 '대장동 게이트' 연루 의혹은 특검 등 수사를 통해 증명할 문제이지, 증거 없이 국감 자리에서 주장만 펼치고, 윽박지를 일이 아니다. 그래 봐야 상대에게 역공 기회를 줄 뿐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그 아둔한 길을 갔고, 이 지사에게 놀아났다.

확실한 증거가 없는 한 국민의힘은 국감장에서 이 지사의 죄를 확정하려고 들어서는 안 된다. 증거 없이 따져 봐야 부인하면 끝이다. 국힘은 '사후 증명'에 무게를 두고 이 지사에게 '예스 또는 노'라는 명백한 답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이 지사가 나중에 다른 말을 못 하고, 답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 고발이라도 할 수 있다. 물론 이 지사가 분명하게 답할 리 없다. 그렇다고 그냥 넘길 것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물어야 한다. 끝내 답을 회피한다면 물증은 아니더라도 국민들에게 판단에 도움이 될 심증이라도 제공할 수 있다.

18일 국감에서 이 지사와 조폭의 연루설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근거로 제시한 사진이 '가짜'로 드러났다. 그렇다고 이 지사의 조폭 연루 논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조폭설이 도는 인물과 시장실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조폭설이 도는 인물이 의자에 몸을 반쯤 눕힌 자세로 앉아, 신발을 신은 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책상에 발을 올리고 찍은 사진이다. 아무리 '열린 시장실'이라고 해도 평범한 관계의 인물이 시장 의자에 앉아 신발을 신은 채 책상에 발을 올리는 게 말이 되나. 20일 국회 국토위의 경기도 국감이 열린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존재감을 단 한 번이라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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