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먹이 주고파" 규정 어긴 동물원 직원 탓에 사살 당한 美 호랑이

29일(현지시각) 경찰이 쏜 총에 사살당한 말레이시아 수컷 호랑이 에코(8)의 생전 모습. 사진 인스타그램 naples_zoo 캡처
29일(현지시각) 경찰이 쏜 총에 사살당한 말레이시아 수컷 호랑이 에코(8)의 생전 모습. 사진 인스타그램 naples_zoo 캡처

미국의 한 동물원 직원이 허가 없이 호랑이 우리에 손을 넣었다가 호랑이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 과정에서 멸종위기종이었던 해당 호랑이는 경찰이 쏜 총에 의해 사살당했다고 한다.

29일(현지시각)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플로리다주에 있는 네이플스 동물원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던 리버 로젠퀴스트(26)는 관계자의 허가 없이 사육장 외부 담장을 넘고 들어가 호랑이 우리 안으로 팔을 집어넣었다.

호랑이를 쓰다듬고 먹이를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그는 동물원 내 화장실과 기념품 가게의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호랑이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었다.

우리 안에는 멸종위기종인 말레이시아 수컷 호랑이 에코(8)가 있었는데 청소부가 팔을 집어넣자 그 순간 그의 팔을 물고는 우리 안으로 끌어 당기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울타리를 걷어차며 청소부의 팔을 놓게 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호랑이에게 한 차례 총을 발사했다.

총에 맞은 호랑이는 그제서야 청소부의 팔을 놓고 물러났다고 한다. 이후 경찰이 호랑이의 부상을 파악하기 위해 우리 안으로 드론을 날려보냈으나 이미 호랑이는 사망한 상태였다.

청소부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 당국은 과잉진압이라는 비판이 일자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바디캠 영상을 공개하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동물원 측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호랑이의 사살 소식을 전하며 "사람의 생명이 위험했던 상황 속에서 경찰이 취한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살된 호랑이는 지난 11월 말레이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00마리도 채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중 하나였다. 해당 동물원에서는 2019년 12월부터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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