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過去)는 이미 지나 간 것이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고. 미래(未來)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기에 모든 게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현재(現在)인 '지금, 여기'에 주목해서 오롯이 깨어있을 수 있다면 영성적으로 훌륭한 삶이 되지 않을까.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지금 이 순간에 뿌리내릴 때 극복할 수 있다.
도미니코 수도원 신부인 저자는 "모든 종교의 뿌리에는 하나의 수맥이 흐른다"면서 "종교간 대화로 이웃 종교의 가르침에 진지하게 접근하면 그 이웃 종교의 가르침을 통해 내 종교의 가르침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고 밝힌다. 그 전제 아래 틱낫한 스님이 설명하는 마음챙김 수행에 주목하는 한편 불교의 마음챙김 수행을 연상시키는 '깨어있음'이라는 신앙적 실천이 그리스도교의 가르침, 특히 중세 독일의 신비주의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가르침에 이미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에게 '깨어있음'은 곧 '마음챙김'이다. 영원한 하느님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 우리는 '마음챙김' 혹은 '깨어있음'을 실천함으로써 그러한 하느님과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대가 일단 모든 것을 뒤엉키게 만드는 뿌리인 산만함, 고통, 슬픔을 인지했다면 그것을 향해 미소를 지어라. 그것을 품에 꼭 안아라. 그리고 조용해 그것을 내려놓아라.'(책 307쪽)
'마음챙김'은 이처럼 일상의 각 순간을 철저히 생기넘치고 깊이있게 사는 것이며 자가 양육과 치유를 위한 생명의 경이를 접하게 한다. 반면에 그리스도교는 전통에 없어서가 아니라 십계명의 압도적 힘에 그것들이 가려졌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자유롭고 중립적이며 실천적인 영성에 대한 가르침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불교적 마음챙김은 그리스도교에게는 일종의 모닝콜과 같은 셈이다. '무엇을 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적 계명이 지나치게 강조됨으로써 성숙한 신앙인의 영성생활이 즐겁고 마음 벅찬 삶이라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크하르트는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 사랑은 성령이다"고 말했고, 틱낫한은 마음챙김의 한 형태로 '깊이 들여다보기'를 권유했다. '깊이 들여다보기'를 하면 우리의 눈은 기만과 이기주의와 죄로부터 치유되면서 비로소 하느님의 눈부신 빛으로 이웃을 볼 수 있게 된다. 464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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