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의 서울 종로·대구 중남구 전략공천 요구에 관해 "지도부가 갖고 있는 원칙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동대구역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종로를 제외하고는 경선을 원칙으로 한다는 합의를 이뤘다. 변화가 있으려면 최고위원회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아직 그런 방침은 논의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만찬 회동에서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에 대해 측근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을 각각 전략공천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루 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가) 합리적 의견수렴과 정당한 절차를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홍 의원의 제안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 역시 이날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판단에 보폭을 맞추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윤 후보가 결정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경선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지금 상황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건 윤 후보밖에 없다. 후보가 제게 '대선을 위해 정무적으로 논의해보자'고 제안하기 전까지 저희 최고위원회의는 지난 월요일 합의한 내용대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계 있는 분들이 정치적 타협을 해야 하는 부분인데, 그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전략공천 제안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당 대표와 최고위원회와의 논의를 추가적으로 거쳐야 하는 등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선 국면에서 경선을 치르면 당원들이 갈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전략공천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런 취지에서 당원 비율을 줄여 여론조사 경선을 하자는 쪽으로 지도부가 뜻을 모았다"며 "(홍 의원의 제안은) 최고위 결정을 뒤엎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최고위원들 입장에선 불편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제가 당 대표로 있는 한 광역단체장은 거의 경선의 원칙을 가져갈 생각"이라며 "(대구시장 출마설이 있는) 홍 의원도 그 경선을 통해 대구시민들의 판단을 받으면 충분히 봉사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의 경선 원칙 입장에도 불구하고 공천을 둘러싼 논란은 중앙당에서 확산되는 분위기다.
재보궐 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유력한 권영세 사무총장 겸 선거대책본부장은 대구 중남구와 서울 종로에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홍 의원을 겨냥해 '구태'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면서 "지도자로서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의원은 "갈등을 봉합해야 할 사람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맞서는 등 내홍이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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