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미크론 대응 전환…동네 병원 "준비 덜돼" 발길 돌린 시민들

대구 16곳 중 5곳은 '아직'…인력·진단키트·공간 미확보
병·의원 명단도 늑장 공개
병원 관계자 "미리 준비 체계를 갖췄어야" 불만 털어놔

동네 병·의원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 3일 오전 대구시내의 한 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동네 병·의원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 3일 오전 대구시내의 한 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3일 오전 11시쯤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된 대구의 한 병원. 주차장 한 쪽에 줄을 길게 선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이날부터 바뀐 방역지침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병원 직원들에게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경우와 자부담으로 PCR 검사를 받을 때 가격, 신속항원검사 결과까지 소요 시간 등을 쉴 새 없이 질문했다.

연휴가 끝난 직후인 만큼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이 몰리면서 검사가 일찍 마감된 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직장인 A(39) 씨는 "호흡기전문클리닉으로 지정된 다른 병원에 가려고 했지만 오전 검사가 이미 마감돼 발길을 돌렸다. 또 다른 병원은 다음 주부터 운영된다고 해 이곳에 왔다"며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 귀가를 못 하고 근처에서 대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시행 첫날부터 현장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의료기관 중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된 곳은 대구에 모두 16곳이다. 하지만 이날 5곳이 인력, 진단 키트, 공간 확보 문제로 코로나 검사를 하지 않았다. 이들 의료기관 5곳에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하는 시기는 이달 4일, 10일 등 제각각이며, 시행 날짜가 미정인 곳도 있다.

이날 오전까지 코로나19 검사·치료에 참여하는 동네 병·의원 명단이 공개되지 않아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정부는 진료체계 전환에 맞춰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신속항원검사 등 코로나19 검사치료체계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의 명단을 이날 정오쯤에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등에 공개했다.

시에 따르면 대구의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은 참여 의사를 밝힌 52곳 중 10곳만 이날부터 운영이 가능했다. 음압시설이 갖춰져 진단부터 재택치료 관리까지 가능한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달리,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에선 주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고 일부만 PCR 검사가 이뤄진다.

동네 병·의원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 3일 오전 대구시내의 한 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병원 관계자가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관리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동네 병·의원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 3일 오전 대구시내의 한 병원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병원 관계자가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관리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역 한 병원 관계자는 "방역 당국에서 몇 주 전부터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해 대응체계를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시행 첫날부터 잡음이 나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오미크론 확산세가 시작되기 전부터 현장에서 혼선이 없도록 준비 체계를 갖췄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지역 재택 치료자는 5천789명이며, 9천500명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 의료기관을 확보한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지역 의료기관 52곳에서 신속항원검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이달 9일쯤이면 하루 확진자가 2천 명, 재택 치료자는 1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택치료 관리 여력을 높이려고 지역 의료계와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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