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제20대 대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 여론은 55% 안팎이고 정권재창출 여론은 42% 안팎이다.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오만, 불공정과 뻔뻔함에 넌더리가 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안철수 후보는 이 후보에게 한참 밀린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높음에도 윤-안 후보가 모두 출마할 경우 선거 구도 문제로 정권교체가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두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정권교체는 거의 100%다. 그럼에도 양 진영은 '안일화'니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다'느니 하며 선을 긋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내부에 윤 후보의 단독 승리가 아닌 윤-안 공동 승리에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김대중과 김종필은 DJP연합으로 단일화한 반면, 이회창 후보는 이인제 후보와 단일화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회창 후보는 김대중 후보에게 1.53%포인트 차로 졌다.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정몽준 각 후보에게 큰 차이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이회창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진영에 2.33%포인트 차이로 졌다.

윤 후보는 안 후보가 뛰는 다자 선거전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확실히 이길 수 있는 길을 두고, 패할지도 모를 길을 택한다는 것은 국민의 염원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걸고 도박을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옛말에 '부자는 마루 끝에 서지 않고, 왕자(王者)는 마차를 타고 비탈길을 달리지 않는다'고 했다. 마루 끝에 선다고 꼭 떨어지거나, 마차를 타고 비탈길을 달린다고 반드시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뭣 하러 위험천만한 짓을 하고, 미래를 운에 맡긴다는 말인가?

윤-안 후보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 특히 안 후보는 이번에도 '철수'하면 정치 생명이 끝날 수 있다. 그런 점을 윤 후보 측은 고려해야 한다. 한쪽이 패하는 단일화가 아닌 두 후보 모두 승리하는 단일화를 해내야 하는 것이다. 과거 김대중 후보는 김종필 후보와 연합하기 위해 후보 자리 말고는 거의 모든 것을 양보했다. 김대중은 훌륭한 참고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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