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 데이(14일)가 바짝 다가온 가운데 유통업계들이 막바지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오래 이어진 '집콕' 생활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먹는 초콜릿이 코로나19 시대에 다시 주목받는 식품으로 떠오르면서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 등에 따르면 국내 초콜릿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6천395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고, 오는 2026년엔 7천억원을 처음으로 넘길 전망이다. 초콜릿 시장은 2017년(6천900억원)에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감소 추세를 이어왔지만 코로나 2년 차였던 작년에 첫 상승 전환한 것이다.
밸런타인 데이의 의미가 이성에게 초콜릿 등을 선물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 그리고 본인에게 선물로도 확장되면서 유통업계가 내놓는 밸런타인 선물도 다양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밸런타인 데이의 전통적 선물인 초콜릿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의미가 넓혀지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먹거리 음식들이 기획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트, 초콜릿 판매 전통 강자
대형마트는 밸런타인 데이 전통 선물로 꼽히는 초콜릿 판매에 공들이고 있다. 밸런타인 데이엔 직접 초콜릿 상품을 보고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매장 방문이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통 채널별 초콜릿 판매 비중에서 대형마트는 작년 62.9%로 2019년(67.2%)보다 5.7%포인트 줄긴 했지만 여전히 온라인(6.9%)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마트는 16일까지 벨기에, 이탈리아 등 유럽 프리미엄 초콜릿부터 피코크, 노브랜드 초콜릿,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초콜릿까지 130여 종의 상품을 판매한다. 또 녹인 초콜릿에 딸기를 찍어 먹는 트렌드에 따라 딸기와 롯데 ABC 초콜릿 다크·밀크를 같이 구매하면 1천원 할인해준다.

고디바, 길리안, 갤러, 벨지안, 벨파인 등 벨기에 프리미엄 초콜릿은 2개 이상 구매 시 20%를 추가 할인한다. 이 외에도 인기캐릭터 '잔망루피'와 콜라보한 '롯데 잔망루피 파우치, 키링 기획상품'과 '킷캣 토이 필름 카메라팩' 등 상품도 있다. 노브랜드, 피코크를 제외한 초콜릿 상품에 대해 금액대별 최대 30% 할인하는 쿠폰을 이마트 앱에서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고급 수입 초콜릿 등 총 500여 종의 상품들을 선보인다. 프랑스 직수입 초콜릿 '마테즈 3종(네이비틴트러플 오리지널·헤이즐넛·크런치, 300g)을 3천원 할인해 각 3천900원에 판다. 프랄린 초콜릿(견과류 등으로 안을 채운 뒤 플레인 초콜릿으로 감싼 것)인 '햄릿 벨지안 초콜릿' 등도 9천900원에 내놓는다.

초콜릿과 함께할 만한 와인도 선뵀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5억5천981만달러(약 6천782억원)로 전년 대비 69.6% 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홈술(집에서 술 마시는 것)'과 '혼술(혼자서 술 마시는 것)' 열풍으로 인기가 높아진 술이라서다.
이마트는 호주산 디저트 와인을 내달 2일까지 30% 할인한다. 와인 '울프블라스 레드라벨 타우니'는 1966년 설립 이후 60여 개국에 수출된 와이너리 '울프블라스'의 와인으로 30% 싸게 내놓는다.
이마트 관계자는 "건포도와 메이플의 달콤한 아로마에 견과류의 고소함, 감미로운 초콜릿 여운이 돋보인다"며 "호두나 과일을 가미한 타르트, 초콜릿 등 달콤한 디저트와 곁들이면 집에서도 근사한 홈술 와인 상차림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밸런타인 데이 메인을 초콜릿 아닌 주류로 선정
백화점들은 아예 이번 밸런타인데이의 판매 주력 상품을 술로 정했다. 최근 롯데백화점의 한 위스키 전문매장에 전시됐던 '고든앤맥페일 글렌리벳 제너레이션스 80년'이 2억5천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예약 판매돼 화제를 모았을 정도로, 프리미엄 와인·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롯데백화점은 고든앤맥페일 코노세어초이스 글렌그란트 1996년산과 1997년산 등을 한정 판매하고 소믈리에 출신 상품기획자가 직접 추천하는 와인 선물도 특별 판매하고 있다. 또 홈파티를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스파클링 와인을 최대 60% 이상 할인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전 지점 와인하우스에서 초콜릿과 함께하기 좋은 샴페인을 구성했다. 가성비 좋은 '당장 페이 브륏'과 '그롱네 브륏', 전 세계 1천920병 한정 상품인 '보셰 시그니처 브륏'도 있다고 했다.
◆협업, 친환경 주력…2030세대 겨냥한 편의점
편의점들은 2030대를 겨냥한 밸런타인데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에게 친숙한 브랜드, 캐릭터와 협업하는 것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디자인 잡화 브랜드 '위글위글', '세컨드모닝'과 함께 초콜릿·과자 상품 11종을 내놨다. GS25도 숨은그림찾기 캐릭터로 유명한 캐릭터 '월리'가 그려진 밸런타인 데이 선물세트 3종과 리유저블세트 4종으로 구성했다. 3종 선물세트에는 스티커, 핸디톡, 포토카드 달력 등 윌리 '굿즈'가 들어 있다. 이모티콘 '최고심', '오늘의 짤'과 협업한 상품 등도 나왔다. 이마트24는 칠레 와인 브랜드 디아블로 와인과 협업한 초콜릿을 내놓기도 했다.
친환경을 중시하고 이를 소비로 나타내는 '가치 소비'가 확산되면서 이를 겨냥한 제품도 출시됐다. GS25는 리유저블세트 4종에 재사용이 가능한 용기로 상품을 포장했고, CU도 에코백 등 재활용 가능한 패키지에 스티커와 컵 받침을 담기도 했다.
◆명품 가방, 반지 등 고가 경품도 이어져
고가의 경품을 내건 밸런타인 데이 마케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SSG닷컴은 13일까지 밸런타인데이에 선물하기 좋은 명품과 잡화 행사를 진행하면서, 이 기간 매일 오전 9시에 선착순 1만 명에게 최대 7만원 할인되는 1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또 5만원 이상 구매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명품 가방 등을 경품으로 준다. 롯데온은 14일까지 롯데제과·해태제과 등 브랜드 제품을 1만원 이상 구매하면 추첨을 통해 111명에게 티파니앤코 다이아몬드 반지, 드롱가 토스터기, 샤넬 라 크렘 망 핸드크림 등 총 2천만원 상당의 경품을 증정한다. 이마트24는 14일까지 행사상품을 구매,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미니벨로 커플자전거, 조말론 향수, 애플·갤럭시 워치 스트랩, 코닥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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