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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당신이 궁금합니다] 대구 출신 뮤지컬 배우 김태윤·백수민 씨

"결혼식 축가도 부릅니다…도전 계속하면 훌륭한 배우 될 수 있겠죠"
DIMF 뮤지컬 아카데미 선후배…무대에 설 기회 줄며 어려운 상황
작은 이벤트·갈라콘서트도 감사…창작뮤지컬 출연·입상 경력 눈길
롤모델은 이규형(백수민), 김성철(김태윤) 뮤지컬 배우

[야수의 당신이 궁금합니다] 대구 출신 뮤지컬 유망주 백수민·김태윤 배우!

"4~10만원, 결혼 축가 수고비로 받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겐 그 어떤 무대보다 소중합니다. 잘 모르는 분들이라 더 그렇쵸."

대구가 고향으로 DIMF(대구뮤지컬페스티벌) 뮤지컬 아카데미 출신의 김태윤(32, 2·3기)·백수민(24, 4기) 씨. 두 배우는 뮤지컬 아카데미 선·후배 관계로 어려운 상황에도 늘 꿈을 꾼다. 공식무대에 설 기회도 줄어들었을 뿐더라 오디션에 도전해 코러스 또는 단역이라도 꿰차기 힘든 지경이다. 때문에 작은 이벤트 또는 갈라콘서트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두 배우는 기자의 뜬끔없는 요청에도 멋진 뮤지컬 넘버를 선사했다. 백 씨는 뮤지컬 서편제의 '살다보면'을 간드러지게 불렀으며, 김 씨는 뮤지컬 빨래의 '참 예뻐요'를 멋드러지게 선사했다. 둘 다 노래실력은 짱짱했다. 음정도 안정될 뿐더러 특유의 자기 색깔로 소화했다. 인터뷰 막바지에는 듀엣으로 결혼식 축가 아르바이트로 부르기도 했던 겨울왕국의 '사랑은 열린 문'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기도 했다.

뮤지컬 배우 김태윤.TV매일신문
뮤지컬 배우 김태윤.TV매일신문

뮤지컬 도시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했다. 김 씨는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그렇지만 대구에서 더 많은 공연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열심히 하다보면 저도 유명해질 날이 있겠지요. ㅎㅎㅎ"라고 희망섞인 말을 했다. 백 씨는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좀 더 체계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일본의 뮤지컬 '사계'처럼 역사와 전통을 가진 탄탄한 뮤지컬 전문 극단도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바랬다.

MZ세대 청년들로 대학 전공의 반전도 있었다. 백 씨는 카지노딜러학과를 전공했으며, 카지노딜러로 진로를 가려다 노래와 연기 쪽에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뮤지컬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김 씨는 경영학과 출신으로 우연치 않게 참여하게 된 한 대기업 주체 경연에서 멋진 보컬을 선보이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삼았다. 둘은 "뮤지컬 쪽으로 가겠다고 결심한 이후로는 다른 길을 모색하지 않았다. 내공을 쌓고, 경험을 늘리다보면 분명 훌륭한 배우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뮤지컬 배우 백수민.TV매일신문
뮤지컬 배우 백수민.TV매일신문

롤모델로 꼽는 국내 뮤지컬 배우는 서로 색깔이 좀 달랐다. 백 씨는 이규형 배우의 다재다능함을 배우고 싶다고 했으며, 김 씨는 김성철 배우의 탄탄한 노래실력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닮고 싶다고 밝혔다. 둘은 "단숨에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갈고 닦고 도전하다 보면 롤 모델처럼 될 수 있겠죠?"라고 밝게 웃었다.

초동안 얼굴로 주로 학생 배역을 많이 했다는 김 씨는 지역 창작뮤지컬 '기적소리', 'My Son', 'Fakebook', '육신사의 비밀', '패션 꼬레아', '온새미로' 등에 출연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길' 녹음에도 참여했다. 2017년에는 RBW사 '먼데이키즈를 찾아라' Top 5에 선정되기도 했다. 귀여움(애교)을 장착한 백 씨는 제3회 DIMF 뮤지컬스타 대학/일반부에 입상했을 뿐 아니라 제10회 전국청소년뮤지컬연기 경연대회 전체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뮤지컬 'fakebook', '미러톡', '그대 이름은 장미', '사랑 다른 사랑' 등의 무대에 올랐다.

야수와 인터뷰를 진행중인 뮤지컬 배우 김태윤(가운데), 백수민.TV매일신문
야수와 인터뷰를 진행중인 뮤지컬 배우 김태윤(가운데), 백수민.TV매일신문

둘은 정식 무대가 없을 때는 안동 문화예술의전당 DIMF 시연강사, 정치인 북콘서트, 가수 콘서트 찬조출연 등에도 출동해 보이지 않는 카메오 역할을 무대를 빛내준다. 특히 고정된 수입이 없기 때문에 주말 결혼식 축가 아르바이트도 중요한 생계수단이기도 하다.

한편, 두 배우는 기자와 함께 트리오(Trio)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개사해 "태윤의 꿈을/ 수민의 미래/ 신이여~ 허락하소서"를 멋지게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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