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로튼 토마토

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영화 정보나 평가가 궁금할 때 찾는 웹사이트 중 하나가 '로튼 토마토'다. 1998년 미국에서 개설돼 영화 리뷰 및 사용자 커뮤니티로 꽤 유명세가 높은데 영화와 비디오, TV 시리즈 등을 대상으로 비평가와 일반 유저가 매긴 평점을 '로튼 토마토 지수'라고 한다. 괜찮은 영화는 '신선'(fresh), 그렇지 않으면 '썩음'(rotten)으로 분류하고 총평하는 식이다.

로튼 토마토는 과거 연극 공연 등에서 연기력이 나쁜 사람에게 토마토를 던진 것에서 유래한다.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퍼포먼스에는 평가가 뒤따르기 마련인데 실제 토마토 던지기는 과격한 평가 표현이다.

내달 4일 사전투표일까지 채 3주가 남지 않은 제20대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다. 각 후보의 정책과 국정 운영 능력, 가치관, 도덕성 등을 관찰 평가하는 것은 선거의 핵심이다. 특히 길거리 유세나 TV 토론, 미디어 대담은 인물을 평가하는 데 유용한 기회이자 창구다. 누가 조리 있게 정책을 설명하고 국내외 주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특정 후보의 입에서 비현실적이고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이 반복된다면 평가와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지난 12월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단독 출연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대담은 좋은 예다. 대담을 지켜본 유권자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누가 토마토를 맞았는지는 프로그램을 보면 안다. 그제 교육정책 관련 예능 프로에 나온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두고도 말이 많다. 윤 후보가 "고등학교들을 나눠야겠다"고 언급하자 댓글이 왁자지껄했다. 심지어 "냉동 인간이냐"는 반응도 나왔다.

윤 후보는 그동안 '120시간 노동도 해야'에서부터 '집 없어 주택청약통장 못 만들어' '가난하고 못사는 사람은 자유 몰라' '몇 년 뒤 구직 앱 나온다' 등 숱한 실언을 했다. '1일 1망언' 꼬리표가 버거울 정도다. 속담에 '개도 얻어맞은 골목에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도 실언이 꼬리를 문다면 무지와 무식, 무논리의 다른 말이다. 토마토로는 감당하기 힘든 사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