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기사 공유한 이준석, "댓글로 ㄹㅇㅋㅋ만 치세요" 조롱·여론주도

"ㄹㅇ(리얼, 진짜) ㅋㅋ(웃음)"…'공감·동의' 인터넷 용어, 비웃는 목적에도 써
'조롱 댓글 쓰라' 권유한 셈…李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 발언에도 "가슴이 웅장"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9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테크로폴리스 엠스퀘어 광장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경쟁 정당의 후보들을 연일 조롱하며 거침없는 비난을 이어갔다.

30대 청년 정치인답게 인터넷 용어를 적극 활용하는가 하면, 지지자들에게도 '타 후보 비아냥' 댓글을 쓰라고 권유하며 온라인 여론을 주도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표는 22일 오후 페이스북에 안 후보 관련 언론 기사를 공유했다. 기사는 안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가리켜 "단일화가 겁나서 도망쳤다. 윤 후보가 포기해주면 제가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발언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게시물에서 "댓글로 ㄹㅇ 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는 문구를 적었다.

'ㄹㅇ ㅋㅋ'는 '리얼'(real·진짜)의 초성 'ㄹㅇ'과 웃음소리 초성인 'ㅋㅋ'의 합성어다. 처음엔 공감과 동의의 뜻으로 쓰이던 것이, 최근에는 다른 이의 비논리적이거나 황당한 주장을 비웃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온라인에서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접하는 다수의 지지자들에게 '내가 말한 대로 안 후보를 조롱하라'고 권유한 셈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날 이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한국의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을 거론한 것을 두고도 페이스북에서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며 조롱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는 말은 감동했거나, 놀랐을 때 쓰는 표현 '가슴이 벅차오른다'를 누리꾼들이 새롭게 고쳐 쓰는 신조어다.

그는 전날 이 후보가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자산격차를 줄이는 것이 저의 경제성장 방향이다"는 취지로 올린 글에도 댓글을 달아 "공감한다. 업무추진비로 소고기, 초밥, 쌀국수, 닭백숙, 샌드위치 먹는 특권에 대한 상실감은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해소할 길이 없다"고 비꼬았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20일 안철수 후보가 고인의 유지를 들어 대선을 완주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고인이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라며 "국민의당 유세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 써놓고 가시나"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