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마리가 구조돼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멧돼지를 잡겠다고 불법으로 친 덫,
톱날 같은 창애에 그만 앞다리 하나를 잃었습니다.
소백산에 방사된 후 백두대간을 타고 놀다
3개월도 못돼 강원도 정선에서 변을 당했습니다.
어떻게 복원했는데, 수의사는 그저 먹먹합니다.
큰 수술에도 잘 견뎌준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여우는 이제 영영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다리가 셋 뿐이니 그곳에선 굶어죽을 게 뻔합니다.
평생 돌봐야 할 식구가 또 한 녀석 늘었습니다.
영주 소백산 아래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
한국 토종 붉은여우를 복원하는 전진기지입니다.
멸종 여우와 유전자가 똑같은 종을 중국에서 들여와
복원한 지 11년째. 지금까지 148마리가 방사돼
이들이 야생에서 낳은 후손도 22마리나 됩니다.
잘 적응하나 싶었는데 살아남은 여우는 86마리.
더러는 로드킬, 농약 독극물에 당하기도 하지만
덫에 걸려 회수된 개체수가 36%에 이릅니다.
이곳에 보호중인, 다리 잃은 여우만도 15마리.
최대 천적은 밀렵꾼, '나쁜 사람들'이었습니다.
'소백산 여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영주 시민단체와 여우 복원팀이 함께 힘을 모아
밀렵꾼이 설치한 덫을 걷어내지만 역부족입니다.
고라니·멧돼지 등쌀에 농사를 망친다는 아우성도
알고 보면 야생의 생태계가 헝클어진 탓입니다.
여우는 설치류·조류에 고라니·멧돼지 새끼도 넘보는
먹이사슬의 미드필드, 중간 생태계 조절자였습니다.
특히 들쥐 킬러로, 하루 6마리씩이나 해치웠습니다.
이들을 쫓아 민가 마을 어귀를 그렇게 배회하더니
그때 '쥐잡기 운동'에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습니다.
생태계 전문가들은 멧돼지 수가 급증한 이유도
여우가 사라진 것과 무관치 않을것이라 말합니다.
외국에선 붉은여우종이 멧돼지나 노루 등의 새끼를
포식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여우가 복원되면
이들의 개체수 조절에도 큰 역할이 기대됩니다.
으스스한 야시골에서 성가시게 굴었던 여우.
없어도 그만인 줄 알았는데 다 쓸모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영주의 귀염둥이 소백산철쭉제 마스코트,
여우 로드킬을 걱정하는 표지판도 곳곳에 보입니다.
복원도, 야생 적응도 그를 몰아낸 '사람'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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