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들 선동하지 말고 집으로 보내라'
대구의 한 여성 쉼터, 미츠키(가명·53) 씨의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 알람 소리가 들린다. 남편이다. 그는 또 욕설이 담긴 문자를 보냈다. 머리가 지끈거릴 찰나 쉼터 선생님의 '무시하자'는 다독임에 다시 숨을 골라 본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후부터 남편은 단 한 번도 미츠키 씨를 아내로 존중하지 않았다. 욕설이 미츠키 씨를 부르는 호칭이었고 화가 나면 주먹을 휘둘렀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 두 딸과 피한 곳이 쉼터지만 남편은 끝까지 이들을 괴롭힌다.
◆결혼 후 시작된 남편의 구속
지난 2004년 일본의 한 교회를 통해 미츠키 씨는 남편을 만났다. 친절하고 다정한 모습에 이끌렸고 큰 고민 없이 결혼 후 한국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남편은 돌변했다. 시각장애가 있어 안마사로 일하고 있던 남편은 결혼 뒤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미츠키 씨를 구속하기 시작했다.
미츠키 씨는 일을 그만둔 남편 대신 본인이라도 일을 하고자 했다. 일본에서도 직장생활을 해왔기에 한국에서도 하루빨리 자신의 자리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남편은 기초생활수급자비가 나온다며 경제 활동을 아예 하지 못하게 했고 마트나 교회에 나가는 것 이외에는 집안일을 하라며 미츠키 씨를 속박했다.
그런 남편에 미츠키 씨는 의견 한번 내비치지 못했다. 미츠키 씨가 반박이라도 하면 남편은 욕설을 퍼붓고 손찌검을 시작했다. 감금이나 다름없는 2년이 지나고 두 딸이 태어났지만 남편은 더욱 거침없어졌다. 소리에 예민하던 그는 아이들이 우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갓 난 딸이 우는 데도 "이웃에게 피해가 된다"며 아이를 추운 화장실에 데리고 들어갔다. 딸들이 한창 애교 많을 예쁜 나이에도 남편은 한 번도 다정하게 딸을 안아주지 않았다.
◆딸들에게도 폭력·욕설
쉼터에서 미츠키 씨는 어느덧 중학생이 된 두 딸과 함께 지낸다. 그들은 좀처럼 대화가 없다. 엄마의 물음에 딸은 마지못해 대답하지만 "배고프다", "옷이 필요하다" 이외엔 말을 먼저 건네지 않는다. 딸들은 극심한 우울증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남편은 아이들이 자기 뜻에 맞는 공부를 하기 원했다. 강압적인 아빠가 무서웠기에 딸은 고분고분 아빠의 지시를 따랐다. 아빠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큰딸은 어떻게든 공부까지 잘 해내려고 애썼다.
아빠는 자신의 욕심에 조바심만 냈다. 큰딸을 교회로 강제로 데려가 어려운 피아노 악보를 보여주며 피아노를 치랬고, 치지 못하는 딸의 목을 조르거나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언니가 자주 맞는 모습에 둘째는 어떻게든 폭력을 피해 보려 애썼지만 사춘기가 오면서 반항을 시작했다. 아빠는 눈빛과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둘째 딸에게도 손찌검을 했다.
딸이 무방비로 당했지만 엄마는 방패가 되어주지 못했다. 남편을 말리면 그는 더 심하게 아이들을 괴롭혔다. 미츠키 씨는 그런 딸들을 조금이라도 보호하기 위해선 멀리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을 보호해줄 부모가 없다는 생각에 딸의 마음은 점차 닫혀갔다. 결국 지난해 큰딸은 학교를 나가지 않았고 잦은 결석에 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미츠키 씨 가정사는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급히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투입으로 아이들은 아빠와 분리됐고 미츠키 씨도 함께 쉼터로 왔다.
현재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인 미츠키 씨는 이제 앞으로 딸들과 잘 살고 싶다. 하지만 지난 20년 가까운 세월을 대부분 집에서만 지낸 미츠키 씨는 사회생활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당장 일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이들의 심리 치료와 학비 지원에 필요한 돈은 쌓여간다. 당장은 쉼터에 피신해 있지만 퇴소 이후 집을 구할 돈과 생활비가 없다.
아이들과 홀로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야 할 생각에 막막하기만 한 미츠키 씨. 그는 벽에 말없이 기댄 딸의 머리를 한참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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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뇌 대상포진과 파킨슨병까지 겹쳐 생사를 오가는 엄마 돌보는 채수연 씨에 2,483만원 전달
매일신문 이웃사랑 제작팀은 오랜 세월 아픈 아빠를 병수발하면서 우울증으로 정신이 피폐해진 데다 뇌 대상포진과 파킨슨병까지 겹쳐 생사를 오가는 엄마를 돌보는 채수연(매일신문 2월 22일 자 10면) 씨에 2천483만2천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에는 ▷다우약품 50만원 ▷세무법인송정 50만원 ▷극동특수중량(김형중) 50만원 ▷문심학 20만원 ▷라선희 3만3천원 ▷이강준 3만원 ▷방태표 2만원 ▷신종욱 2만원 ▷김태상 1만원 ▷손태경 1만원 ▷이서영 1만원 ▷이영수 1만원 ▷이운대 1만원 ▷이정현 1만원 ▷이현민 1만원 ▷정혜원 1만원 ▷조인숙 1만원 ▷한동엽 1만원 ▷이진기 5천원 ▷김서연 2천원 ▷'주님사랑' 10만원 ▷'김재연힘내세요' 5만원 ▷'따스한햇살' 5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보일러도 없는 집에서 1살 자녀 돌보는 히언 씨 부부에 2,406만원 성금
베트남서 한국으로 돈 벌러 온 히언 씨(매일신문 3월 1일 자 10면) 부부는 미등록 외국인인 데다 몸이 아파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딸이 태어났지만 돈이 없어 보일러도 없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히언 씨 사연에 51개 단체 159명의 독자가 2천406만1천777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 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DGB대구은행 1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태원전기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한정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경북장식철물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비허밍주약점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이구팔육(김창화) 10만원 ▷㈜천마자동차전문학원 10만원 ▷㈜태광아이엔씨(박태진) 10만원 ▷㈜태봉텍스타일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최우진) 10만원 ▷봉산교회(김명묵)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세계로약국(박태환)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혜민학원(조현모)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봉란옥(이순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이전호세무사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중명산업주식회사(김재홍)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국선도평리수련원 3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청산(우창하) 3만원 ▷대원전설(전홍영) 2만원 ▷모두케어(김태휘) 1만원 ▷하나회 1만원
▷도경희 380만원 ▷김상태 채석연 각 100만원 ▷이정추 60만원 ▷김진숙 50만원 ▷김재균 이신덕 이종우 각 30만원 ▷권은현 박철기 각 20만원 ▷이동욱 15만원 ▷임경숙 12만원 ▷곽용 김성일 김용환 박수환 이재일 정미영 조득환 최영조 최창규 최채령 각 10만원 ▷이서연 6만원 ▷김보람 김선우 김준현 박명호 박옥선 박정옥 박종천 배호기 백숙진 변대석 서정오 안대용 유봉예 유윤옥 유홍주 윤선희 윤순영 이경자 이병순 이지안 이해진 임채숙 전우식 전인순 정원수 주정혜 진국성 최한태 홍춘희 각 5만원 ▷유귀녀 4만원 ▷김강현 3만3천원 ▷강현진 김준홍 김태상 남현숙 박승호 박종문 배상영 성정자 송재일 신광련 신장미 오정희 이경숙 이기숙 이종완 임화자 조정숙 조지영 최명신 각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김수헌 김원옥 김창구 김태욱 김태윤 김태천 김화자 류민향 박기영 배숙이 배영철 서숙영 이서현 이석우 이운호 이원규 이해수 정미정 정옥자 천정창 최복이 허정 홍준표 각 2만원 ▷윤인주 1만5천원 ▷고장환 곽민정 권보형 권오영 권재현 김라임 김삼수 김상근 김성옥 김수나 김영순 박경민 박상희 박애진 박홍선 배명순 백진규 변세문 서철배 신이수 안현준 우순화 우철규 유명희 이규환 이운대 이재민 이태연 장문희 전지원 정명규 정소영 정준홍 정충기 조경희 조영식 지호열 최경철 각 1만원 ▷천영호 7천777원 ▷문민성 서제원 서형덕 각 5천원 ▷이장윤 2천원
▷대구시설공단사랑나눔봉사단(박00) 40만원 ▷'대구가정법원환경관리팀' '소나히언탕힘내' '은실이' '주님사랑' 각 10만원 ▷'매주5만원' '베트남부부에게' '재원수진' 각 5만원 ▷'동차미' 3만4천원 ▷'성금' '예수님사랑' '지원정원' 각 3만원 ▷'강해만이진주' '석희석주' '정인순힘내세요' '행주은씨대종손(은억수)' 각 2만원 ▷'베트남부부도움' '소나홧팅온아호' 각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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