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의힘' 없는 대구 중구남구 보선… '여의도행 티켓' 주인공은 누구?

지역 기반 앞세운 임병헌 먼저 두각
다른 후보들 약진, 추격세 만만찮아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열흘 앞둔 27일 더불어민주당 백수범(왼쪽부터) 후보, 국민의당 권영현 후보, 무소속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후보가 서문시장 등 전통시장 유세에서 마이크를 잡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열흘 앞둔 27일 더불어민주당 백수범(왼쪽부터) 후보, 국민의당 권영현 후보, 무소속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후보가 서문시장 등 전통시장 유세에서 마이크를 잡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국민의힘이 사라진 '보수 텃밭'의 표심은 어떻게 나타날까. 대구경북 정치권에서 9일 치러질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초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져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국민의힘이 곽상도 전 의원 사건에 대한 책임을 명분삼아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선거판이 달라졌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방침을 밝히면서 또 한번 흔들렸다.

◆후보만 6명, 승자는 누구

지역 정치권에서 나름대로 잔뼈가 굵다는 인사들조차 이번 선거의 향배만큼은 쉽게 전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무공천과 합당 등 다양한 변수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백수범(더불어민주당)·권영현(국민의당)·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이상 무소속) 등 6명의 후보들은 선거 전날인 8일까지 유세차에 올라 막판 고군분투를 이어갔다.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냈던 건 3선 남구청장 출신의 임병헌 후보. 강력한 지역 기반을 여론조사 상위권 지지율로 증명했다. 중구의 2배가 넘는 유권자를 보유한 남구에서 높은 인지도가 영향을 미쳤다.

다른 후보들의 추격도 만만찮았다. 집권여당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은 백수범 후보가 현직 법조인이라는 스펙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따라붙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으로 보수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가진 도태우 후보도 맹추격을 벌였다.

유일하게 원내 경험이 있는 재선 의원 출신 주성영 후보도 노련미를 앞세워 지지층을 넓혀갔으며, 51세의 도건우 후보는 보수를 표방한 후보 가운데 가장 젊다는 점을 앞세웠다.

특히 권영현 후보가 윤석열 대선 후보와 안철수 대표의 단일화 및 합당 선언으로 "사실상 국민의힘 후보"라고 주장하며 혼전에 기름을 끼얹었다. 다만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블랙아웃' 기간에 맞춰 발표된 합당이기에 쉽사리 여파를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선거 컨설팅업체 엘엔피파트너스 이주엽 대표는 "비교적 체급이 낮은 후보 간의 각축전 구도에서 인지도가 높은 임병헌 후보가 앞서는 가운데, 도태우 후보의 막판 약진이 두드러졌다"며 "다만 합당·복당 등의 변수가 마지막 표심에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15일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백수범·국민의당 권영현·무소속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후보(왼쪽부터)가 지역구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5일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백수범·국민의당 권영현·무소속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후보(왼쪽부터)가 지역구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남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초청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백수범, 국민의당 권영현, 무소속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후보.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문화방송에서 열린 남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초청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백수범, 국민의당 권영현, 무소속 도태우·주성영·임병헌·도건우 후보.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당선자, 불투명한 미래 해결해야

다만 이번 보선에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정작 그 정치적 미래는 불확실성이 많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특히 당선된 뒤 차기를 도모하지 못한다면 자칫 '2년 단임'의 국회의원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번 보궐선거 당선자의 임기는 22대 총선이 예정된 2024년 4월 10일까지로 약 2년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총선 3개월 전부터는 국회가 '총선 모드'로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임기는 2년 이하인 셈이다.

먼저 백수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이 당의 최대 험지인 대구에서 1석을 가져갔다는 커다란 상징성이 생긴다. 1988년 이후 김부겸 국무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민주당 간판을 달고 지역구에서 당선됐다는 의미도 있다.

다만 민주당 지지기반이 약한 대구에서 국민의힘이 정상적으로 후보를 낼 2년 뒤 총선에서는 재선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치명적 약점도 전망된다.

권영현 국민의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합당 절차에 지역 정치권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당 절차가 잘 마무리된다면 권 후보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되고, 자연스럽게 당협위원장직까지 맡으며 자리를 굳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약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직후의 사례처럼 합당이 틀어지게 된다면 다시 2년 뒤의 거취는 미궁에 빠진다.

무소속 후보 중 한 명이 당선된다면 최대 이슈는 단연 국민의힘 복당 여부가 된다. 모두 복당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는 만큼, 당선된다면 첫 행보로 복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이준석 당 대표가 "권영세 사무총장이 원칙적으로 복당 불허 방침을 세웠지만, 소명과 당에 대한 기여 의지 등을 파악한 뒤 대구 당원과 시민들의 의사를 중요하게 받아들여 판단하겠다"며 사실상 복당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도 호재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이런 입장에도 만약 국민의힘이 '당선 후 복당'을 불허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다음 총선에서 공천마저 불발된다면 무소속 초선 의원으로 2년을 보낸 뒤 임기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리스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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