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와 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무역수지가 악화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0일까지 3대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384억9천66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4% 증가했다. 원유 수입액이 69.8% 늘었고 가스 수입액은 92.0%, 석탄 수입액은 150.6% 증가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활동 재개로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탔다. 특히 전 세계 원유의 약 12%, 천연가스의 약 17%를 생산하는 러시아가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세는 더 커졌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작년 1월 배럴당 50달러대 초반 수준이었으나 연말에는 70달러대 후반으로 올랐고, 이달 9일에는 127.86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24일 종가는 115.60달러였다.
가파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개별 기업의 이윤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무역수지와 물가에도 부담으로 이어진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입 가격이 오르면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고 때에 따라 적자로 갈 수도 있다"며 "국내 생산자 물가,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는 59억7천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무역수지가 66억600만달러 흑자였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상수지가 8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흑자 규모가 이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정부는 국제유가가 작년 4분기 정점을 찍고 완만히 하락해 연평균 73달러 수준(두바이유 기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현재 유가는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수입 가격 상승은 국내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에 반영돼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 중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가 0.79%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최근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감안하면, 이번 달과 다음 달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 실장은 "국제 에너지 가격 오름세 지속 여부는 국제 정세에 달려있다"라며 "지금 당장 해소될 것이란 신호가 별로 없기 때문에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생각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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