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1 지방선거] 안동시장…권씨 문중 4명, 김씨 표심 공략

권기창, 전문성·인지도 강점…권영길 "안동의 구원투수"
경제통 권대수·의리 권용혁…시의장 출신 정훈선도 의욕

(시계방향) 권기창, 권대수, 권영길, 정훈선, 권용혁 順
(시계방향) 권기창, 권대수, 권영길, 정훈선, 권용혁 順

권영세 현 시장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경북 안동시는 안동 권씨 국민의힘 예비후보 4명이 경쟁 구조르르 이루면서 문중 간 치열한 예선전을 펼치고 있다. 안동 유권자의 최소 30%가 안동 권씨·김씨 문중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번에 후보를 내지 않은 안동 김씨 표심이 스윙 보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권기창 예비후보는 4년간의 절치부심을 거쳐 재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선거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가 부족해서 졌다. 의욕만 앞섰고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며 "낙선 후 4년 동안 시민 5천여 명을 2~3번씩 만나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정리한 후 이번에 공약으로 발표했다. 저는 공정한 경선을 치러 만약 패배할 경우 깨끗이 승복할 각오가 됐다"고 했다.

안동대 교수 출신으로 김광림 전 의원의 '정책 브레인'으로 불린 권 예비후보는 지역 현안에 대한 전문성과 인지도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당 공천을 받았음에도 권영세 시장은 물론 이삼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도 밀리며 본선 경쟁력에 있어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은 여전히 꼬리표로 따라붙는다.

이에 맞서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을 지낸 권영길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던지며 거센 추격에 나섰다. 권 예비후보는 "침체된 안동을 경제와 인구, 투트랙으로 발전시키겠다. 행정 및 소통 전문가로서 안동을 살리는 구원투수가 되겠다"며 "경북도에서 국장과 대변인을 지내며 행정 사이클을 파악한 제가 차기 안동시장 적임자다. 당선된다면 지역 미래가 달린 안동-예천 행정통합에 즉시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권 예비후보는 안동 권씨 복야공파 34대손이다. 복야공파가 안동 권씨 중 최대파이기 때문에 나머지 안동 권씨 후보들에 비해 문중 표심을 더 많이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인 김미자 씨도 안동 김씨 예의소승공파 29대손으로 부부 모두 안동 문중 표심과 근접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오랜 공직 생활에도 공무원 표심을 완전히 사로잡지 못한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권대수·권용혁 예비후보는 각각 '경제통'과 '의리의 사나이'를 자처하며 역전승을 노리고 있다.

대구경북중소벤처기업청장 출신의 권대수 예비후보는 "공직 생활 동안 언제나 고향 안동을 생각했다. 전통시장 아케이드, 주자창 조성부터 대구경북중소벤처기업청 경북북부 사무소 및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유치까지 이뤄냈다"며 "중앙부처와 기업에 형성한 인적 네트워크로 안동을 발전시킬 준비가 됐다"고 했다.

올해 만 55세로 유일한 행정고시 출신인 권 예비후보는 30여년 공직 생활 내내 경제분야에서만 근무, 중소기업·소상공인 육성을 위주로 했다. 정치 신인인 탓에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림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의 권용혁 예비후보는 "공직자 출신 안동시장은 태평성대에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저는 위기에 적극 대응해 지역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겠다. 천만 관광객 시대를 목표로 지역경제를 되살리겠다"고 했다.

안동시 체육회 상임부회장과 국민의힘 경북도당 부위원장을 지낸 권 예비후보는 당내 기반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예비후보만의 원칙과 소신에 대해서도 인정받는 분위기지만, 그럼에도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좀체 만들지 못하는 점은 한계다.

이밖에 안동시의장 출신의 정훈선 시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민주당에선 아직 물망에 오른 후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은 안동 김씨 문중이 안동 권씨 4인방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느냐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지만, 김씨 표심 역시 각기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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