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색소폰 연주와 의사…두개의 삶 넘나드는 최주열 화원참사랑요양병원장

의사이면서 색소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최주열 화원참사랑요양병원장. 이화섭 기자.
의사이면서 색소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최주열 화원참사랑요양병원장. 이화섭 기자.

의사이면서 색소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최주열 화원참사랑요양병원장. 이화섭 기자.
의사이면서 색소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최주열 화원참사랑요양병원장. 이화섭 기자.

누군가에게 취미를 물어봤을 때 상대방이 "제 취미는 악기 연주입니다"라고 말하면 그 사람이 달라보이게 마련이다.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음악적 감성으로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악기 연주에 도전하곤 한다. 그렇게 배운 악기 연주로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신이 돌보는 환자에게 즐거움과 힐링을 선사하는 의사가 있다. 색소폰을 연주하는 최주열 화원참사랑요양병원장(45)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 원장은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로 삶을 살고 있지만 1장의 정규앨범과 7곡의 디지털 싱글을 낸 색소포니스트이기도 하다. 고등학생 때 관악부에서 처음 잡은 색소폰은 청진기와 함께 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물건이 됐다. 많은 악기 중에 색소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최 원장은 "당시 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품안에'가 인기였는데, 주인공 배우인 차인표가 색소폰을 부는 모습을 보고 나서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멋있어서 선택한 그 악기는 이후 최 원장의 삶에 가장 큰 동반자가 된다.

"대학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적이 있었어요. 그 때 다니던 대학교 내 빈 동아리방을 찾아 색소폰을 연습하면서 마음을 달래고 거기서 잠들곤 했죠. 그 때 실력이 부쩍 늘었고, 이후 학교에서 마련한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로 미국에 있을 때에도 색소폰을 통해 부수입을 챙겼던 기억도 있네요. 그 뒤에 수련의나 전공의 시절 때 일하던 병원 로비에서 환자들을 위해 한 달에 2번 색소폰 연주회를 열기도 했는데 그게 반응이 좋아서 어느 순간 '색소폰 연주하는 의사'로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시더라고요."

의사이면서 색소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최주열 화원참사랑요양병원장. 이화섭 기자.
의사이면서 색소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최주열 화원참사랑요양병원장. 이화섭 기자.

최 원장은 대구의료원에서 일하던 시절 '색소폰 연주하는 의사'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그리고 요양병원을 연 지금도 색소폰은 환자를 위로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 그가 2014년 첫 앨범을 냈는데, 그 이유 또한 특별하다.

"의사로 일하면서 조금씩 모아둔 돈이 있었는데, 목회자셨던 아버지가 보여주신 봉사정신을 아들인 제가 어느정도라도 이어받고 실천하고 싶어서 기부를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돈을 한 군데만 전달하면 일회성에 그칠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을 생각하던 차였죠. 그 때 '모아둔 돈으로 음반을 만들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을 꾸준히 기부하면 어떨까'하는 결론에 이르렀죠. 그래서 음반을 만들었죠."

그가 낸 첫 앨범 'SHEMAYIM'은 아버지가 목회자로, 또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시절 많이 불렀던 찬송가를 포함, 솔로 연주 9곡과 1곡의 색소폰 앙상블로 이뤄졌으며, 한국인이 좋아할만한 찬송가를 색소폰 연주곡으로 편곡해 실었다.

지금도 최 원장은 '병원장'과 '색소폰 연주자' 두 모습의 삶을 오가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대구 두류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대구기독교총연합회에서 주최한 부활절 기념 콘서트에 색소폰 연주를 보여주기도 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두 모습의 삶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라고 최 원장은 말한다. 올해 안에 새로운 병원 개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곡도 3곡 정도 준비해 디지털 싱글로 발표한 뒤 기존에 디지털 싱글로 발매한 곡과 엮어 새 앨범을 발매할 계획도 있다.

최 원장은 "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어르신들의 존엄한 삶과 죽음을 도와드리기 위해 의사로써, 사회복지사로써, 음악인으로써의 삶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 활동들을 통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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