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재권 경북장애인권익협회장 "4차 산업혁명은 장애인에 새 기회 준다"

1인 크리에이터·장애인 편의 어플 개발 등 전문직업인 교육 활발
"장애인은 배려받아야 하는 존재' 벗고 장애라는 특징, 활용가치 찾아야"

지체장애인들이 경북장애인권익협회에서
지체장애인들이 경북장애인권익협회에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교육을 받고 있다. 협회 제공

"과거엔 장애라는 굴레를 벗으려고 노력했다면, 지금은 장애라는 특징까지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장애인은 배려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죠."

장재권 경북장애인권익협회장
장재권 경북장애인권익협회장

장재권 경북장애인권익협회장이 20일 제4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도 시대 흐름에 맞게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4차 산업혁명은 장애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고 말한다. 메타버스의 세상 속에서 육체적 장애는 더이상 장애로 작용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는 한 예로 시각장애인 1인 크리에이터를 소개했다.

'시각장애인이 컵라면 먹는 법', '시각장애인이 음료 자판기 이용하기' 등 일상에서 부딪치는 불편함을 가볍고 발랄하게 표현한 영상으로 유튜브에서 나름 인기다.

다른 지체장애인 프로그래머는 최근 자신처럼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어플을 개발 중이다. 휠체어 충전량이 얼만큼 남았는지, 인근에 충전장소가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고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는 곳만 표시한 네비게이션 기능 등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국가보조금을 받아 생활지원금처럼 나눠갖는 활동은 의미가 없어요. 비장애인들에게 강요하는 인식 개선도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장애인 스스로가 얼마나 사회활동에 참여하느냐는 겁니다."

국내 장애인 복지정책은 1960~1990년대 시설 보호 및 의료재활에서 2000년대까지 기능재활 및 사회참여로 발전돼 왔다. 다만, 장애인의 사회활동은 극히 제한적이라 공공형 일자리나 단순 노무직에 치중됐던 것이 사실이다.

근래에는 복지환경이 크게 바뀌며 자활과 자립의 비중이 높아졌다.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엄연한 사회의 공동참여자로서 책임감을 갖는 것이다.

경북장애인권익협회는 장 회장이 2014년 창립했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 철폐를 부르짖기보다는 '장애인 스스로 삶의 의지 찾기'에 집중한 단체이다. 요즘은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해 '스마트장애인복지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

장 회장은 자신을 '기업가이며 사회활동가'라고 평가한다. 그 자신도 3살 때 소아마비로 지체장애인이 된 후 온갖 노력을 겪으며 현재 연매출 80억원을 바라보는 회사(㈜장우)를 창립한 사업가이기 때문이다.

장 회장이 설립한 협회 역시 바리스타·꽃 소믈리에·1인 미디어 크리에어터 등 시대 흐름에 맞는 적성을 교육하는 것에 힘을 쏟고 있다.

장재권 회장은 "장애인의 반대말이 일반인이 아닌 것처럼 장애도 하나의 장단점일 뿐이다. 기왕이면 장점이 되는게 좋지 않나"면서 "장애를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필요한 자원의 하나로 사용될 수 있도록 목표를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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