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립습니다] 김수민 씨 어머니 고 양무희 씨

엄마 손이 왜 거칠었는지, 발뒤꿈치에 왜 굳은살이 심했는지 너무 잘 알게 돼…순간순간 보고파

김수민 씨가 어머니 고 양무희 씨와의 한 때를 찍은 사진. 가족 제공.
김수민 씨가 어머니 고 양무희 씨와의 한 때를 찍은 사진. 가족 제공.

보고싶은 엄마 안녕. 누군가의 엄마로 매일을 지내다보니 엄마에게 글을 쓰는게 너무 오랜만이다.

​엄마와의 마지막 겨울이 될 줄 몰랐던 2019년…. 많은 것이 변했지만 아직도 엄마의 부재는 어색하기만해…. 매일 바쁜 하루 와중에도 늘 엄마 생각은 가득해. 참 이상하지….

​엄마가 나를 불러주던 목소리, 엄마에게 나던 엄마냄새, 엄마옷, 엄마와 함께했던 그 시간과 공기 마저도 다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아기를 낳고 보니 엄마가 더 그리운 건 사실이야. 특별한 우리의 시간에 엄마도 함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생각하고 꿈꾸게 되버리지.

​엄마가 왜 그렇게 나한테 밥 한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나를 쫓아다녔는지…. 아침 안먹고 학교 간다며 신발신는 나에게 사과 한개라도 손에 쥐어주려고 했던게 이제는 별 개 다 생각나고 속상하더라.

"칼자국"이란 책을 읽으며 엄마의 고단했던 모습, 우리식구을 위해서 부지런하게 칼질하던 엄마가 떠올라 많이 울었어. 엄마의 그 부지런함(칼자국)을 먹으며, 엄마의 희생으로 우리가 성장했지.

한편 나와 동생 형상 자체가 엄마의 삶을 상징하는 상징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 내 속 엄마가 흐르고 있다고 위안을 받곤 해.

​이토록 엄마는 항상 우리를 너무 사랑해주었지. 그런데 왜 나는 엄마에게 그 사랑을 보답할 시간조차 없는거야? 티비나 지나가며오며 가끔보이는 늙은 부부의 모습을 보면 왜 이리 슬프고 가슴이 아려오는지…. 엄마의 늙은 모습 보고싶다. 너무너무 그립고 보고싶다.

​나도 이제 누군가의 영원한 그늘이 되어야 하는 엄마가 되었지만, 아직은 나도 엄마품에 안기고 싶은데….

하루가 너무 고되고 힘이 들 때, 엄마가 딱 한 번만 안아주고 토닥여주면 나아질 것 같은데…. 정말 그게 너무너무 필요한데…. ​엄마 손이 왜 그렇게 늘 거칠었는지, 엄마 발뒤꿈치가 왜 굳은살이 심했는지 너무 잘 알게되서 속상하다. 순간이 그립고 보고싶다.

​엄마가 늘 있던 부엌 그자리에, 이제는 내가 그 자리에 있어. 식구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 때 자주 엄마를 생각해. 엄마의 마음을 나또한 느끼며 건강한 식탁을 만드려 애쓰고 있어. 이렇게 너무너무 엄마를 그리워하면서도 엄마를 진짜로 만나게 된다면 엄마밥 얻어먹고싶은 나는 아직 철부지인가봐

그냥 잠시 떨어져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우리 천국 가서 만나자. ​엄마가 나와 세훈이라는 열매를 피우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으니 ​엄마는 우리가 되고 우리는 엄마가 된걸거야. ​우리가 사는게 엄마도 살고있는 걸거야. ​​내가 이루는 것이 엄마가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니 나는 인생을 허투루 살 수 없다. 너무 고마워, 엄마는 나의 인생의 가장 큰 자랑이야.

천국에서 행복하게만 지내고 있으리란 믿음이 있어 너무 그립지만 슬프진 않아. 우리 남은 가족들 서로 챙기며 아끼면서 서로 부족하지만 채워주며 잘 지낼께.

언제나 너무너무 그립고 사랑하는 엄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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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매일신문이 함께 나눕니다. '그립습니다'에 유명을 달리하신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그 밖의 친한 사람들과 있었던 추억들과 그리움, 슬픔을 함께 나누실 분들은 아래를 참고해 전하시면 됩니다.

▷분량 : 200자 원고지 8매, 고인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 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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