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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대구시 공공기관 통·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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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가 29일 공공기관 통·폐합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연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대구시 산하 유사 공공기관 통·폐합 등 대규모 구조조정 의지를 밝혀왔다. 27일에는 대구시청 조직을 현재 12국·2실·3본부 체제에서 9국·3실·2본부 체제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시청 내 유사·중복 조직을 통합하고, 당선인 공약 사항을 이행할 직속 기관들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할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모두 통·폐합한다면 전문성과 효율성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가령, 남색(藍色)이라도 짙은 남색, 옅은 남색, 밝은 남색, 어두운 남색이 있다. 이 중에 '옅은 남색'이 겹친다고 이 기관들을 하나의 '남색'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 '남색'도 여러 가지로 세분해 볼 수 있는 사회가 고급하고 치밀한 사회일 것이다. 역할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왜 겹치는지를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시작이라고 본다.

공공성이라는 명분 아래 효율성은 뒷전인 공공기관 운영 문제는 반드시 짚어야 한다. 하지만 공적 영역에서 '적정 이윤'이 곧 '경영 효율'은 아니다. 나아가 특정한 공공기관의 존재는 가시적 성과 너머의 문제, 즉 시민을 향한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해당 공공기관의 존재와 그 기관이 펼치는 사업은 그 자체로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방향을 가리킨다. 당장 '적정 이윤'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시민들의 인식과 태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간접 투자'인 셈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들 한다. 언뜻 보면 문제점이 분명해 보이고, 간단히 풀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제대로 해내려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공공기관을 통·폐합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은 옳다. 하지만 정교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구조조정'이 독이 될 수도 있다. 급히 추진할 일이 아니라, 통·폐합으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공공기관 2, 3개를 1개로 합쳐 기관장 1, 2인의 월급을 줄이는 것이 시(市)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의 최종 목표는 아닐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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