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보따리] ‘도자벽화’ 外

◆도자벽화(지홍석 지음/ 수필과비평사 펴냄)

경북 영천 출신의 지홍석 작가가 수필집 '도자 벽화'를 출간했다. 2008년 월간 문학세계로 등단한 저자는 대구문인협회, 수필과비평 작가회의 등에서 활동하며 작품을 내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4년여 간 매일신문 '산사랑 산사람'에 글과 사진을 연재하기도 했다. 글의 재미를 추구하는 저자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듯, 이번 수필집은 단순한 신변잡기식이 아닌, 독자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 흥미로운 수필로 가득하다.

표제작인 '도자 벽화'는 베트남 여행 중에 들은 '한국군 증오비'와 도자 벽화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베트남 중부의 일부 마을에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한국군에 대한 원망을 담은 증오비와 도자 벽화가 있다. 이런 얘기를 접한 저자는 "몇백 년의 세월이 흐른다 해도 잊지 않으려는 그들의 몸부림이 오롯이 소름이 되어 내게로 전해져 왔다"고 고백한다. 이 밖에도 책은 4부에 걸쳐, 다양한 주제에 참신한 발상을 겹쳐낸 글을 풀어낸다. 222쪽, 1만3천원.

◆비교하지 않기로 해!(이수경 글·이명선 그림/ 학이사어린이 펴냄)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서 동시 '기분 좋은 날'로 등단한 이수경 작가가 출간한 동시집. 저자는 이번 책에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려는 마음에 관해 얘기한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비교의 연속이기도 하다. 늘 자신이 가진 것을 남과 비교하면서 우월함을 느끼거나, 부족함을 느낀다. 그렇기에 남보다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애쓰지만, 그 끝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비교하지 않기로 해!'는 동시를 통해 아이들에게 특별한 비교의 방식을 보여준다. 바로 남보다 더 많이 가지기 위한 것이 아닌, 남에게 더 많이 주기 위한 비교다. '너나들이 살아요!', '한올지게 살아요!', '더불어 살아요!' 등 3부에 걸쳐 나오는 동시들은 모두 타인을 위해 내 것을 내어주는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더 많이'라는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너는 지금 그대로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128쪽, 1만1천500원.

◆죽음의 병(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조재룡 옮김/ 난다 펴냄)

소설 '연인'으로 1984년 프랑스 최고문학상인 콩쿠르상을 받은 마르그리트 뒤라스 작가가 자신의 16년간의 연애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소설은 비정형적인 문장들로 구성돼 마치 시나 희곡의 형태처럼 전개된다.

한 남자가 한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번민하는 며칠 밤에 관한 이야기다. 남자는 여자를 육체적으로 소유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욕망하는 순간 사랑이 불가능해지자 눈물 흘리는 남자에게 여자는 '죽음의 병'이라고 병명을 붙인다. 책은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은 결코 진실한 사랑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10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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