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마른 장마가 겹치면서 대구 수돗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녹조가 심한데다 낙동강 주요 댐에서의 하천 유지용수 공급마저 여의치 않아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문산·매곡정수장이 있는 낙동강 강정고령지점에는 지난달 23일 조류 경보 '경계'(㎖당 유해남조류 세포수 1만~100만 세포) 단계가 내려졌다. 당시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당 7만9천285로 나타났다. 보다 상류에 있는 상수원인 해평 지점 역시 지난달 16일부터 조류경보 '관심'(㎖당 유해남조류 세포수 1천~1만 세포) 단계에 있다.
녹조 급증에 따라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정수과정에 염소 투입량을 평소보다 40% 늘려 대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염소와 물 속 유기물이 반응해 생기는 발암물질 '총트리할로메탄' 농도가 높아지는 게 문제다.
대구 문산·매곡정수장 수돗물의 최근 3년간 총트리할로메탄 농도는 ℓ당0.032~0.054㎎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총트리할로메탄 검출 기준치를 ℓ당 0.1㎎이하로 정하고 있지만, 유럽은 0.05㎎ 이하, 호주는 0.025㎎ 이하 등 선진국에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대구시민 대다수가 이들 기준을 초과한 수돗물을 마시는 셈이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문산·매곡 정수장의 총트리할로메탄 농도는 운문댐 물을 취수하는 고산 정수장의 2배가 넘는다"며 개선대책을 촉구했다.
더 큰 문제는 가뭄으로 대구경북 지역 주요 댐마저 말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12일 오후 기준 안동댐과 임하댐의 저수율은 각각 42.4%, 26.6%로 가뭄 '관심' 단계에 있다. 특히 임하댐은 예년(37.9%) 저수율을 크게 밑돈다.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 관계자는 "임하댐의 경우 2014년 8월(26.4%) 이후 저수율이 8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이번주 강우가 없거나 적을 경우 가뭄 단계가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뭄 단계가 '주의'로 진입하면 안동댐과 임하댐은 하천유지용수 공급을 각각 100%, 50% 감축하게 된다. 낙동강 유량이 줄어들면서 녹조 상태를 비롯해 수질이 더욱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영천댐과 운문댐 역시 12일 오후 기준 저수율이 19.0%, 25.8%에 그쳐 용수공급 자체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다.
이 가운데 급한대로 수질 개선을 위해 낙동강 보라도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대구 식수원이 위험하다. 강정고령보를 비롯해 낙동강의 모든 보를 개방해야 한다. 보 개방을 위해 취·양수시설 역시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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