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작부터 불안한 포항시의회 ‘포스코특별위원회’

위원 구성안 놓고 극심한 의견 대립 보여
출범은 했지만…‘정치 논리·밀실 회담’ 등 뒷말 무성

포항시의회가 3일 긴급 임시회를 열고 포스코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신동우기자
포항시의회가 3일 긴급 임시회를 열고 포스코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신동우기자

포항시의회가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및 상생협력 특별위원회(이하 포스코특위)'를 출범했지만 위원회 구성을 놓고 극심한 의견 대립을 보이며 시작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3일 긴급 임시회를 열고 포스코홀딩스(지주사)의 본사 포항 이전 약속 이행과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포스코특위 구성안을 상정했다.

당초 오전 중에 본회의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일정은 위원회 구성을 놓고 의원들 간의 의견 충돌이 벌어지며 4차례나 정회가 벌어지는 등 오후 4시가 넘도록 파행을 거듭했다.

본회의에 앞서 진행된 전체의원 간담회에서는 남구지역 시의원들이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남구지역에 있는 점을 감안해 위원회에 남구지역 시의원의 비중을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

전날 진행된 의장단·상임위원장 간담회에서 결정된 초안을 보면 총 9명의 포스코특위 위원 중 비례대표 1명을 제외하고 북구 지역구 시의원 6명, 남구 지역구 시의원 2명이 배정됐다.

2번의 정회를 거듭하며 오후까지 길어진 간담회에서 북구 6명, 남구 3명으로 재조정됐으나 여전히 지역구 간 비율 상의 문제로 남구지역 시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이달 중으로 위원 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임시 협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오후 4시쯤 진행된 본회의에서 다시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지며 본회의마저 정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박칠용 포항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남구 오천읍)은 이날 의사발언을 통해 "특위 구성에 대해 사전에 어떠한 설명이나 공지가 없었다. 이렇게 급하게 의장단 독단으로 특위를 구성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포스코특위는 당연히 구성돼야 하는 일이고 이견이 없다. 다만 이처럼 밀실 정치가 이뤄진다면 포항지역 시민들의 열의와 상관없이 다른 논리가 개입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포스코특위에 배정된 시의원 대부분이 국민의힘 소속이라는 근거로 이번 위원 구성이 양 지역구 국회의원 간 파워게임의 대리전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 포항시의원은 "포스코지주사 문제는 현재 포항의 가장 큰 현안이다. 특위가 어느 지역구, 어느 정당 중심으로 돌아가는지에 따라 포항지역 두 명의 국회의원 중 누가 포스코 문제에 있어 주도권을 잡게 되는지 결정된다"면서 "의도야 어쨌든 이번 사태는 시의원들이 '제사보다 젯밥에만 관심 있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이날 본회의장에서는 고성과 욕설이 나오는 등 다소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되자 1차례 정회가 이뤄졌으며 오후 4시 20분쯤 재차 진행된 회의에서 겨우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다만 특위 소속 의원 숫자를 늘리는 방안과 세부 행동방안 등은 이날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재차 논의할 것으로 정해져 또 한 번 소란이 예상된다.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은 "시의원이기에 앞서 포항시민이고, 포항시민이라면 어디라도 상관없이 포스코 문제에 한 뜻을 모아야하지 않겠나"면서 "특위 구성에 부족한 점이 있어 동료 시의원들이 섭섭해 하는 점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다시 뜻을 모아 현안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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