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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尹 대통령 100일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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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서울뉴스부장

이호준 서울뉴스부장
이호준 서울뉴스부장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를 적잖이 바꿨다. 친근함과 소탈함, 즉 탈권위가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일반음식점 등 다중집합 장소에서 식사하는 게 이제 크게 낯설지 않다.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도어스테핑(약식 문답)을 하는 것도 일상화됐다. 말이 매일 출근길 문답이지 예삿일이 아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다소 거만한 듯한 몸짓과 정제되지 못한 발언 등 미숙한 대응 탓에 도어스테핑이 비호감도를 높이고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지만 처음 약속대로 계속 이어가고 있고, 지금은 많이 세련되고 좋아졌다는 평을 받는다.

윤 대통령의 이런 탈권위적인 모습을 좋아하는 국민도 적잖다. 이는 직설적이고 투박하면서도 소탈하고 가식과 격의 없는 성격에서 나온다. 그렇다 해도 일국의 대통령에겐 적당한 거리감과 무게감이 필요하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의 대통령은 로망일 순 있지만 현실은 아니다. 특히 지금처럼 혼란스러울 땐 좀 더 카리스마 있고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대통령을 기대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대통령은 소탈만으론 안 된다. 적당한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하다. '처음 하는 대통령'이지만 프로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프로(참모)들이 옆에 있어야 한다. 지금은 뭘 해도 왠지 어설퍼 보인다.

민심을 읽지 못하면 대통령이 욕을 먹는다. 그 책임은 참모들에게 있다. 지금이 딱 그렇다. 연신 터져나오는 인사·채용·공사·여사 등 각종 의혹, 구설, 잡음, 논란에 국민은 피로감을 호소한다. '뭐 그럴까 봐' '그럴 수도 있지'라던 지지가 이젠 '지친다' '골치 아프다'로 돌아섰다. 계속된 경고에도 민심을 읽지 못한 결과다. 호의와 믿음이 의심, 반감으로 바뀌고 등을 돌리는데도 대통령도, 참모들도 '개의치 않는다'며 눈과 귀를 닫는다. 제대로 대처를 못 하다 보니 국정 운영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졌다. 100일, 너무 일찍 찾아온 위기, 여기서 더 밀리면 회복은 요원하다.

그래서 인적 쇄신이 중요하다. 빠른 시간에 판을 다시 짜지 못하고 바로잡지 못하면 지금의 위기가 임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 일시적인 위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뚝심, 고집, 의리 다 좋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가 봐야 할 것은 의리로 지켜내야 하는 측근이 아니라 힘들어하는 국민이다. 지금은 간언·직언할 수 있고 전체를 볼 줄 알고 또 정무 감각을 가진 참모가 필요하다. 개편엔 계기와 명분도 중요하다. 그게 100일이었다. 대통령실 개편이 지난 21일 있었다. 소폭이어서 아쉬움이 컸지만 타이밍이 늦지 않은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추가 개편도 빠른 시간에 이어져야 한다.

백일, 사람으로 치면 태어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위험한 고비를 넘기며 100일 잘 견뎠다고 축하하는 백일잔치도 한다.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이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이었다. 각종 리스크로 시끄럽고 어수선한 시간이었다. 잔치 격인 100일 기자회견도 했지만 이 역시 형식과 내용에서 모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잔치였다. 출범 100일이 되도록 내각조차 다 꾸리지 못했다. 사람은 생후 100일 즈음에 대체로 목도 가누고 뒤집기도 하기 시작한다. 윤 정부도 출범 100일을 기점으로 무너진 권위와 체계를 세우고 인적 개편 등으로 분위기 반전과 국정 운영 정상화를 꾀해 성공 정부로 자리 잡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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