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네번째 한국인 추기경 나왔다…유흥식 추기경 서임

"죽을 각오로 추기경직에 임하겠다"

유흥식 추기경이 27일(현지시간) 서임식을 마친 뒤 바티칸 사도궁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흥식 추기경이 27일(현지시간) 서임식을 마친 뒤 바티칸 사도궁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의 서임식이 27일(현지시각)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됐다. 이날 서임식으로 유 추기경은 한국인으로는 네 번째로 정식 로마교회 추기경단의 일원이 됐다.

이날 추기경 서임식은 마태오복음 16장 18∼19절 말씀으로 이뤄진 입당송으로 시작했다. 신임 추기경 대표가 전체의 이름으로 교황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말을 하고, 교황은 하느님께 교황직을 지혜롭게 수행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

복음 봉독과 교황의 훈화가 이어지고, 본격적인 추기경 서임에 돌입했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영예로운 자리다. 전 세계의 모든 추기경이 소속된 추기경단은 교회법상 교황의 최고 자문기관이다.

교황은 신임 추기경들에게 로마의 성당 하나씩을 명의 본당으로 지정하는 칙서도 전달했다.

추기경 복장을 완전히 갖춘 유 추기경은 29∼30일 교황이 주재하는 추기경 회의에 참석해 추기경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유 추기경은 서임식 뒤 한국 취재진과 만나 "교황님께서 '앞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말씀하셨다"며 "그래서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서 죽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셨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님과 교회를 위해서 죽을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은 교황님에게 편지 쓸 때 내가 첫머리에 항상 쓰는 표현"이라며 "죽을 각오로 추기경직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추기경을 임명한 것은 2013년 즉위 후 이번이 여덟 번째지만 무더운 8월에 추기경 서임식을 연 것은 처음이다. 교황청 역사를 되짚어봐도 8월 추기경 서임식은 1807년이 마지막이었다.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김종수 대전교구장 등과 함께 국내 가톨릭 신도 경축 순례단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정부 대표인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과 국민의힘 이명수 의원을 단장으로 한 여야 국회 대표단도 현지에서 유 추기경의 서임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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