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유엔총회 기간 한미·한일 양자회담한다

"일찌감치 양자 회담 합의"…일정은 조율 중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뒤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7차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기간 중 한미, 한일 양자 정상회담을 가진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20∼21일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여타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을 추진 중"이라며 "워낙 많은 나라가 참여하고, 또 다양한 외교 일정이 혼재돼 있어 정상회담 일정이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은 하기로 합의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미국, 일본과의 양자 회담은 일찌감치 서로 합의해 놓고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약식이다, 정식이다'고 격식을 규정하지 않는다"며 "빡빡한 일정이기 때문에 30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얼굴을 마주보고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양자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 회담 의제와 관련해선 미리 정해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 간에 어떤 얘기와 어떤 의제를 나눌지는 미리 정해놓고 만나지 않는다"며 "한미정상회담의 경우 서로 알고 있는 우려 사항도 있고, 이미 확인했던 의제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놓고 좀 더 구체화하고, 중요한 문제는 정상이 다시 식별해 공감을 이루는 그런 회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일정상회담도 마찬가지로 서로 이번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 흔쾌히 합의가 됐지만 어떤 얘기를 나눌지 정하지는 않았다"며 "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들에 대해선 일본과 내밀하게 의견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정상이 갑자기 만나 이 문제가 어떻게 되어 가느냐 물어볼 필요도 없이 이미 다 체크하고 있는 상태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총리 뉴욕 방문의 구체적인 일정은 현시점에서는 전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제반 사정이 허락하면 유엔총회에 출석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면서 밝혔다.

한일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양자회담을 한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의 빡빡한 일정으로 한미, 한일 외의 양자 정상회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담을 꼭 하고 싶다는 나라들의 신청이 추가로 들어오고 있다. 여력이 있으면 받아들이겠지만 '이 정도로 하겠다' 싶으면 일본, 미국과의 양자 회담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16일이나 17일 등 임박해서야 정해질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순방 동행과 관련해선, 정상 부부 동반 외교 일정에는 참석한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변인실은 알림을 통해 "김건희 여사는 이번 순방 중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 리셉션과 동포간담회 등 정상 부부 동반 외교 일정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이 밖의 여사의 일정은 현재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실 관계자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추도식의 경우 각국 정상의 사정에 따라 부부 동반을 해서 추모 행렬에 같이 참여하시는 나라도 있고 단독으로 오시는 나라도 있다"며 "영국의 입장에서 보나 또 추모를 하러 가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나 부부가 함께 예의를 갖춰 추모의 뜻을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겠다 생각해서 같이 동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18일 출국하는 윤 대통령은 먼저 영국 런던에 도착, 찰스 3세 주재 리셉션에 참석해 위로의 뜻을 전한 뒤 다음 날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엄수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고 미국으로 이동,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등 5박 7일의 순방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