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타인의 것은 물론 자신의 상처까지 못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들은 마음의 상처를 쉽게 받으며, 그 상처가 오래 남아 어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소중히 대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대구 교육계의 노력과 그 결과들을 살펴봤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교육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며 아이들에게 발생한 사회성·정서 결핍을 해소하고자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2022 교육과정에 대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현재보다 강화돼야 할 교육으로 '인성교육'을 꼽은 국민들이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은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마음교육'을 올 하반기부터 준비해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마음교육이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며, 스스로 조절하는 힘과 회복탄력성을 향상하는 활동을 통해 마음의 힘을 기르는 교육을 의미한다.
시교육청은 마음교육의 본격적인 도입에 앞서 기존에 있던 감정조절 프로그램, 행복수업, 명상 등 학생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더 강화해 추진하고 있다.

◆사수중, 분노와 공격성을 조절하는 감정 조절 프로그램 운영
대구시교육청 지정 인성교육 중점학교인 대구 사수중학교는 지난 5월부터 학생들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위해 교육과정과 연계한 감정조절 프로그램을 전교생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수중 학생들은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감정인식, 감정표현, 감정조절을 주요 내용으로 감정의 종류와 기능 등 감정에 관한 지식을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고 있다.

1학년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행복한 감정이 들 때마다 그 감정과 있었던 일을 적어 저금통에 넣는 '행복 저금통 만들기'를 하며 내가 언제 행복한 감정이 들었는지 알아보는 활동을 했다.
2학년은 교과 시간과 연계해 6회에 걸쳐 감정조절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1, 2회는 감정의 종류, 감정 표현을 알아가고 3회에 자신의 감정유형을 파악했다. 4, 5회는 귓속말 전하기, 6회는 일상생활에서 화가 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정해 타임 기법으로 분노를 조절하며 원활하게 소통하는 역할극을 했다.
3학년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해 내가 가장 자주 느끼는 감정에 대해 성찰하고 WDEP(욕구, 행동, 평가, 계획)를 통해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연습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2학년 학생은 "나의 감정표현 지수를 체크하면서 내가 어떤 감정유형인지 알게 됐다"며 "앞으로 친구와 다투는 일이 있을 경우 나 전달법, 타임 아웃 등을 활용해 내 마음과 감정을 차근차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미리 사수중 교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로 학교생활 적응이나 우울증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있다"며 "감정조절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갈등 상황이나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경북공고, 多 행복한 행복 수업 실천
인성교육 중점학교인 경북공업고등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행복수업을 실천하고 있다.
경북공고의 행복수업은 학생 스스로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한 것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기회를 통해서 미래의 삶과 행복에 대한 기준을 형성해 자신만의 행복관을 찾는 수업이다.
단순히 행복에 대해 알아보는 이론 수업에서 그치지 않고, 학생의 삶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학과별로 선정된 9명의 교사가 지난 3월부터 2주에 한 번씩 모두 17시간을 전공교과와 연계해 실시하고 있다.
수업 속에서 학생들은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에서 개발한 행복교과서를 활용해 '행복이란 무엇인가?', '마음의 자세', '삶의 모습', '관계 증진법' 등에 대해 알아보면서 행복한 삶을 가꿔 나가기 위해 스스로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찾아보는 시간을 보냈다.
교사들 또한 행복수업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원 행복수업전문학습공동체를 자체적으로 조직하고, 주기적으로 행복수업의 운영 방안과 수업 결과를 공유하며 학생들의 행복을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행복수업을 들은 경북공고의 한 학생은 "지금까지는 졸업 후의 좋은 곳에 취업하거나 진학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행복수업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대륜중, 'Search Inside Yourself!' 명상 동아리 운영
대륜중학교는 인성교육 실천을 위한 중점 과제로 '마음챙김 명'을 정하고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명상동아리인 '내면 검색반(Search Inside Yourself)'을 운영하고 있다.
'내면 검색반'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 동아리 활동 시간에 담당 교사와 함께 교실 속 마음챙김 명상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소리명상, 아로마명상, 색채명상, 호흡명상, 몸명상(body scan), 감정명상, 생각명상 등 다양한 명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마음과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고, 지금 순간에 일어나는 일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는 경험을 하면서 정서적 안정과 내면의 힘을 키워가고 있다.
동아리 소속 한 학생은 "가만히 호흡하면서 내 호흡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 순간 마음이 차분해지고 복잡한 머릿속이 정리되는 것을 느꼈다. 명상 체험을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김정동 대륜중 교장은"마음챙김 명상은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내면의 힘을 키우는 데 좋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긍정적인 정서를 함양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통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마음챙김 명상 활동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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