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구의 랜드마크로 불리던 미군기지 캠프워커 관제탑이 12일 철거됐다. 1969년 주한미군 헬기장에 지어진 관제탑은 부지가 반환되면서 5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날 오전 11시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반환부지에서 관제탑을 철거하는 공사가 시작됐다. 포크레인이 건물 상단부 외벽을 부수자 진동과 함께 굉음이 울리며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건립 당시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15m)로 이름을 알리던 관제탑은 단 2시간 만에 잘게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으로 변했다.
관제탑은 지난 2020년 환경부 토양오염조사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철거가 논의됐다. 석유계총탄화수소란 유류에 의한 오염 여부를 판단하는 물질을 말한다. 관제탑 하부 토양에서 오염 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반면 문화재 전문가들은 역사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면서 철거에 반대했다. 관제탑이 미군 부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근·현대사의 상징적인 건축물이라는 이유였다.
지난 4월 한국환경공단과 대구시는 검토 끝에 완벽한 정화를 위해 관제탑을 철거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당초 대구시는 지난 7월 철거 계획을 밝혔지만, 국방부 승인이 지연된 탓에 이날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철거 이후 본격적인 환경 정화 작업이 시작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완료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철거 부지에 들어설 대구 평화공원(5만8천50㎡)에 관제탑 모형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평화공원은 환경 정화 작업이 끝난 후인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평화공원 설계 공모를 통해서 미군 기지의 상징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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